강북삼성병원 성기철 교수팀 연구 결과, FIB-4·APRI 점수 높은 고위험군일수록 간암 사망 위험↑
순천향대 서울병원 장재영 교수 "컷오프 기준 불명확해 임상 적용 어려워"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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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비침습적 간섬유화 표지자를 활용해 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iver International 6월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침습적 간섬유화의 간접 표지자인 FIB-4, AST 대 혈소판 비율(APRI)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수록 간질환이 없는 성인의 간암 사망 위험은 크게 증가했다(Liver Int 2020 Jun;40(6):1303-1315).

강북삼성병원 성기철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은 FIB-4와 APRI에서의 높은 점수가 간암 사망 위험과 연관됐는지 확인하고자 강북삼성코호트를 활용해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2002~2015년에 1년 또는 2년마다 종합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중 만성간질환자를 제외한 20만 479명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등록시점 FIB-4와 APRI 점수를 바탕으로 진행된 간섬유화 정도에 따라 참가자들을 저, 중,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FIB-4 점수 1.30 이하는 저위험군, 2.67 이상은 고위험군에 속했고 APRI 점수 1 미만은 저위험군, 2 이상은 고위험군에 해당했다.

콕스 비례위험 모형을 활용해 보정한 간암 사망 위험비(aHR)를 측정했고, FIB-4/APRI 저위험군을 기준으로 참고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36.4세였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4.1년이었고 간암 사망자는 80명이었다.

연구 결과, FIB-4 또는 APRI 점수가 높을수록 간암 사망 위험 증가와 큰 연관성이 나타났다. FIB-4 고위험군의 aHR은 저위험군보다 629.10배(95% CI 228.74~1730.20), APRI 고위험군은 80.42배(95% CI 34.37~188.18)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aHR은 성별, 체질량지수, 흡연 여부, 운동, 당뇨병 등을 보정한 후 측정됐다.

이번 결과에서 간암 사망 위험이 상당히 높았던 이유는 두 점수에서 고위험에 해당하는 환자가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FIB-4의 저위험군은 94%였으나 고위험군은 0.25%, APRI는 각각 99%와 0.09%로 간섬유화 위험에 따라 환자 비율 차이가 컸다. 

성 교수는 "간질환이 없는 일반인 중 간섬유화 진행 가능성이 높은 FIB-4, APRI 점수의 고위험군은 각각 0.25%, 0.09%로 두 점수는 간암 사망 위험 증가와 두드러지게 연관됐다"며 "FIB-4, APRI 검사가 간암 위험을 크게 예측했다"고 말했다. 

"컷오프 기준 불명확해 임상 적용 어려워" 지적도 

간섬유화의 표준진단법으로 침습적인 간조직 검사가 있지만 섬유화 정도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들로 FIB-4, APRI 등 비침습적 표지자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성 교수는 "간섬유화를 측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FIB-4, APRI는 기존의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간수치, 혈소판 수치 등을 활용해 계산해서 얻는 값으로 별도의 조직검사나 영상검사 없이 쉽게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혈액 검사로 간단히 얻을 수 있는 간섬유화 수치를 활용한 결과, 간섬유화 수치가 증가하면 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며 "이런 수치를 활용하는 것이 임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연구는 간암 사망 자료와의 관련성만 분석했다"며 "이 수치가 간암 발생을 직접 예측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비침습적 섬유화 표지자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장재영 교수(소화기내과)는 "FIB-4, APRI 점수는 간섬유화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수치 계산이 번거롭고, 컷오프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임상에서 활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FIB-4, APRI 점수를 단독으로 판단하기보다 경계선에 있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 보조적으로 이러한 수치를 계산해 간경화 정도를 참고할 수 있다"며 "간의 탄력도를 측정해 간섬유화를 예측하는 간섬유화스캔(FibroScan), 초음파 검사 등이 실제 임상에서는 더 도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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