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신풍·부광약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 이후 시총 세자릿수 급증
GC녹십자·SK케미칼 대형 제약사도 두자릿수 증가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치료제 개발에 나선 중소 제약사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 1월 이후 일양약품,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중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투자자의 이목이 몰리는 것이다.

 

중소 제약사, 시총 5조원 돌파...전년比 205% 증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양약품,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중소 제약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5조 2545억원(15일 기준)을 기록했다. 

이들 세 곳의 시총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1월 20일에는 1조 7172억원에 불과했다. 6개월 사이 치료제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205.9% 급증한 것이다.

먼저 부광약품은 코로나19 이슈로 시총이 2조원을 넘어섰다. 15일 기준 부광약품의 시총은 2조 3471억원으로, 지난 1월 20일 대비 150.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같은 기간 동안 1만 4750원에서 3만 5850원으로 143.1% 급등했다.

부광약품은 기존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시험관 내 시험(in vitro)에서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의 가능성을 확인, 임상시험에 착수한 것이다. 

시험관 내 시험에서 레보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 

신풍제약은 같은기간 동안 시총이 3783억원에서 1조 8386억원으로 386% 늘었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로 주목을 받으며 코로나19 관련주로 묶여있다. 피라맥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부각됐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선언,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1월 20일 당시 714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3만 4300원으로 380.4% 올랐다. 

일양약품도 시총 1조 688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4018억원 대비 166% 증가, 1조원을 돌파했다.

일양약품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겠다는 발표 이후 투자자가 몰리면서 시총이 이처럼 급증했다. 

슈펙트는 실험실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70%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소시켜 칼레트라, 렘데시비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잠재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언급되는 약물들보다 우월하다는 게 일양약품의 설명이다. 

일양약품 역시 지난 1월 20일 대비 166% 오른 5만 6000원의 주가로 장을 마감했다. 

상위 제약사도 상승 中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위 제약사들도 시총이 증가했다. 다만, 중소 제약사에 비해서는 수치 상 폭등이 덜하다.

우선 SK케미칼과 GC녹십자 두 회사는 15일 기준 각각 시총 1조 1283억원, 1조 72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월 20일 대비 42.4%, 20.3% 증가한 수치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와 백신 개발 착수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다. 이 중 SK케미칼은 직접적인 개발에 나선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비상장기업이라 관계사인 SK케미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구충제인 니클로사마이드(프로젝트명 DWRX2003)를 통해 동물실험에서 코로나19 감염 개선 효과를 확인한 대웅제약도 이 기간 동안 1조 5758억원에서 1조 5758억원으로 0.7% 시총이 증가했다. 

 

시총·주가 급등에 경계 목소리도

상황이 이렇자, 금융업계에서는 무리한 코로나19 관련주 투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로나19 테마주인 만큼 등락률도 클 수 있다는 이유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소식으로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라며 "테마주는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손실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는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만으로 기업의 밸류에이션(가치)를 단정짓는 건 섣부른 행동"이라며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