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존 고용승계 관행과 맞지 않다 지적
셀트리온 영업망 없는 상태서 판권 이전 계약 원활 차원 아닌가 의혹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당뇨 및 심혈관 등 18개 품목을 셀트리온에 매각하는 다케다가 관련 품목 직원 70여명을 대상으로 ERP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노조와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다케다제약은 11일 셀트리온에게 일반의약품 및 순환기, 당뇨질환 18개 품목을 2억 7800만 달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다케다제약이 관련 품목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은 1년여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으며, 인수할 업체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알보젠 등이 거론되어 왔다.

다케다 임직원들은 매각에 대한 충격보다 매각 대상 품목을 맡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승계 여부가 더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다케다제약은 매각 대상 품목 관련 직원들에 대해 셀트리온과 계약 체결시 고용승계가 아닌 희망퇴직 프로그램(Early Retirement Program, ERP)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 품목을 맡아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대략 70여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케다 노조 관계자는 "유럽이나, 남미 매각 당시에도 고용승계가 이뤄졌으며, 다케다는 관행적으로 매각 대상 품목 직원들에 대해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매각에서는 고용승계가 아닌 ERP가 적용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매각 계약은 셀트리온 싱가폴 자회사가 관여한 것으로 안다"며 "셀트리온의 경우, 다케다 관련 품목들을 인수하게 되면 영업망과 마케팅 관련 인력이 없어 고용승계가 필수적일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즉, 품목을 인수한 셀트리온이 자체 마케팅과 영업을 하기 보다 국내 다른 제약사들과 판권 및 영업 계약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매각 대상인 다케다의 일반의약품들은 녹십자와 동화약품이 맡고 있으며,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는 제일약품,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는 동아제약이 영업 및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관계자는 "현재는 회사 결정이 나왔으니 노조입장에서는 교섭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사측에서는 전환근무 배치 등 매각 이전부터 관련 직원들의 고용 안정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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