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지난달 30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 4년 추적 임상 결과 발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임상 3상 이후 추적관찰에 동의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367명 대상으로 '온트루잔트'와 오리지널 의약품의 효능·안전성을 비교하는 연구 결과가 관한 보도자료였다.

온트루잔트(트라스트주맙)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연구 총 추적관찰 기간은 5년이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종 결과 발표에 앞서 53개월에 해당되는 4년간의 수치를 집계해 결과를 5월 29~3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하고 보도자료도 배포한 것이다. 

30일 배포된 보도자료는 "무사건 생존율(EFS)은 온트루잔트 투여군에서 83.4%, 오리지널 의약품을 투여한 군에서 80.7%의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전체 생존율(OS)은 온트루잔트 투여군에서 94.4%,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에서 89.6%의 수치를 보였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는 ASCO 포스터 세션에 발표된 온트루잔트 핵심 통계 자료가 없었다. 

궁금했다. 그래서 ASCO 포스터 데이터를 찾아봤다. 

온트루잔트군의 EFS가 오리지널군보다 더 우월해 보였다(83.4% vs. 80.7%). 그런데 이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HR 0.77 95% CI 0.47~1.27)는 걸 파악했다.

OS도 마찬가지였다. 온트루잔트군이 오리지널보다 더 우월해 보였다(94.4% vs. 89.6%). 이 수치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HR 0.53 95% CI 0.24~1.16).

배경 설명을 하자면, 바이오시밀러는 원칙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할 수 없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비슷'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비열등성 시험'이 아니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동등성 시험'을 진행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보도자료에 나열된 EFS 수치인 "온트루잔트군 83.4% vs. 오리지널군 80.7%"만 보면 온트루잔트가 우월해 보일 수 있다.

보도자료에 게재된 OS 수치인 "온트루잔트 94.4% vs. 오리지널군 89.6%"도 통계 수치 없이 나열돼 있어 임상시험 통계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들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몇몇 언론은 온트루잔트가 오리지널보다 "우월" 혹은 "우수" "오리지널보다 낫네" 등의 보도를 냈다. 

참고로, 영문 보도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트루잔트 결과에 대해 보도한 주요 외신은 하나도 없었다.

이번 온트루잔트 보도자료의 문제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핵심 데이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기자들을 옹호하자는 건 아니다. 보도자료를 받은 기자들도 빠진 데이터를 찾지 못했고, 심지어 과잉 홍보했다.  

제약사들이 환자의 혜택을 진심으로 고려한다면, 연구 결과를 성실하게 설명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기자들도 보도자료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매의 눈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제약사, 언론사가 제대로된 역할을 해야 국민이 정확한 정보를 취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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