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연구회, 제2형 당뇨병의 NAFLD 진단·치료에 대한 성명 발표
NAFLD 동반 당뇨병 환자 체중 10% 이상 줄여야 간섬유화 호전
NAFLD 치료에 메트포르민 권고하지 않아…피오글리타존 NASH 개선 위한 1차 치료옵션으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제로 티아졸리딘디온계인 피오글리타존에 무게가 실렸다. 

반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를 위한 1차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NAFLD 치료 목적으로 투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연구회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 진단 및 치료전략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성명(position statement)을 대한당뇨병학회지 지난달 1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연구회는 대한당뇨병학회지 지난달 1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 진단 및 치료전략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연구회는 대한당뇨병학회지 지난달 1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 진단 및 치료전략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반인보다 당뇨병 환자 NAFLD 유병률 2배 높아

NAFLD는 간세포에 과도한 지방 축적만 있는 단순 지방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연관된 간경변증 등을 포괄하는 질환이다. 

NAFLD 유병률은 진단법, 나이, 성별, 인종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인에서 20~40%로 보고된다. 그러나 제2형 당뇨병 환자로 대상군 범위를 좁히면 유병률은 70~95%까지 높아진다.

이를 근거로 연구회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 유병률은 일반인보다 2배가량 높다고 정리하며,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로 NAFLD를 지목했다. 

문제는 NAFL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비동반 환자보다 대사지표가 좋지 않으며, 심혈관질환, 당뇨병성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다.

NAFLD 진단에 '초음파검사' 유용

이러한 위험으로 인해 NAFLD가 발병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찾아내고 간섬유화가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연구회는 NAFLD 진단 과정을 크게 두 가지 단계로 정리하며, 평가를 위한 알고리듬을 제시했다.

우선 영상기법이나 조직학적 검사로 지방간을 확인하고, 두 번째로 간지방증의 이차적 원인을 조사해 제외하도록 했다. 이차적 원인을 구별해 대사질환 관리에 중점을 두기 위한 것으로, 대표적인 이차적 원인으로 알코올 섭취 등이 있다.

구체적인 진단 과정을 살펴보면, NAFLD로 의심된다면 간지방증과 간섬유화를 평가하기 위한 비침습적 진단법으로 초음파검사에 무게를 뒀다. 

정확도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NAFLD가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간지방증과 함께 다른 구조적 이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유다. 현재 유럽간학회(EASL)·당뇨병학회(EASD)·비만학회(EASO) NAFLD 가이드라인에서는 초음파검사를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1차 선별검사로 권고하고 있다(Diabetologia 2016;59:1121~1140).

제어 감쇠 매개 변수(CAP)를 이용한 순간탄성측정법(VCTE)은 임상에서 간지방증을 측정할 수 있는 간단한 정량적인 평가법이라고 정리했다. 단 비만한 환자에서는 측정에 실패할 수 있어 결과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자기공명영상 양성자밀도지방분획법(MRI-PDFF)은 간생검과 유사하게 간지방증을 감지할 수 있는 신뢰도가 높은 진단법으로 임상시험 등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간섬유화는 사망을 포함한 장기간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NAFL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간섬유화 중증도 파악이 중요하다고 방점을 찍었다. 

간섬유화를 평가하는 비영상학적 방법으로 FIB-4(Fibrosis-4) 또는 NAFLD fibrosis score 등 비침습적인 바이오마커 모델을 제시했다.

FIB-4는 △나이 △혈소판 수치 △ALT △AST로, NAFLD fibrosis score는 △나이 △체질량지수(BMI) △당뇨병/내당능이상의 유무 △혈소판 수치 △알부민 △AST/ALT 비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다른 지표보다 고위험군 선별에 폭넓게 사용한다고 정리했다.

간섬유화 호전 위해 체중 '10%' 이상 줄여야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NAFLD가 진단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관리 목표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인을 개선하면서 간 내 지방 축적을 줄이고 염증 및 간섬유화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연구회는 NAFL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첫 번째 치료전략으로 생활습관 교정을 주문했다.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NAFLD뿐 아니라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혈압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였다. 

게다가 비만한 환자들은 생활습관 교정 또는 비만대사수술로 체중을 줄이면 혈당을 개선하면서 지방간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회의 입장이다. 

이에 환자들이 조절해야 하는 체중 범위도 정리했다. 체중을 5~7% 감량하면 간지방증을 줄일 수 있으며, 지방간염을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8~10%의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간섬유화 호전(fibrosis regression)은 10% 이상 체중을 줄였을 때 나타난다고 명시했다. 

SGLT-2 억제제·GLP-1 제제, 근거 부족으로 비권고 

NAFL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보다는 항당뇨병제로 혈당조절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다. 이에 연구회는 환자들이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항당뇨병제 치료를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조절하고 간 내 지방 축적을 줄이는 등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를 치료할 수 있는 확실한 약물은 없다는 것이 연구회의 입장이다. 

구체적인 항당뇨병제 권고 내용을 살펴보면, 메트포르민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를 치료하는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메트포르민이 NAFLD/NASH 동반 환자의 간조직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연구들이 근거가 됐다. 

이어 NASH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피오글리타존을 투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피오글리타존은 조직검사에서 확인된 NASH 환자에서 ALT 수치의 호전을 보이고 간 내 지방 침착 및 염증소견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그러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 치료를 위해 피오글리타존을 정기적으로 투약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체중 증가, 체액저류, 골 소실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NAFLD/NASH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가지 치료제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어, 향후 근거가 쌓인다면 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DPP-4 억제제는 NAFL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평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FLD 치료를 위한 약물로 권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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