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록시클로로퀸 논문철회 중심의 '서지스피어' 실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논문철회 중심의 '서지스피어' 실체는?
  • 주윤지 기자
  • 승인 2020.06.09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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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JM·The Lancet, 발표된 연구논문 2개 "데이터 문제"로 철회
두 연구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회사 '서지스피어' 데이터 기반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세계 주요 의학학회지인 'The Lancet'과 'NEJM'이 최근 발표한 연구논문 2개를 철회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는 두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대부분의 과학자·의학자가 모르는 '서지스피어(Surgisphere)' Sapan Desai 대표가 있었다. 

미국 NCH(Northwest Community Hospital) 혈관외과 의사로 근무하던 인도계 미국인 Sapan Desai는 2008년 미국 일리노이주에 클라우드 기반 의료데이터 회사인 서지스피어를 설립했다.

서지스피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를 공공서비스기관(public service organization)으로 지칭했으며 연구기관인 Frost and Sullivan이 최고로 인정하는 클로우드 기반 의료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QuartzClinical'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지스피어는 데이터 수집, 분석, 저장 및 보고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 The Guardian에 따르면 대부분의 서지스피어 직원은 과학·의학 배경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사는 약 3~11명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The Lancet과 NEJM에서 연구 논문들이 철회되면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의학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서지스피어가 어떻게 참여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앞서 지난달 1일 미국 하바드대 브리검여성병원 Mandeep Mehra 교수, 서지스피어 Sapan Desai 대표, 미국 유타대 Amit Patel 연구원을 포함한 5명의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고혈압 치료제 및 코로나19 사망률을 검토한 "Cardiovascular Disease, Drug Therapy, and Mortality in Covid-19" 연구를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아시아, 유럽, 북미에 위치한 169개 병원의 코로나19 환자 8910명 상대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가 심혈관질환이 있으면 감염 후 증가된 사망 위험과 연관됐다고 밝혔다.

또, 고혈압 치료제인 ACE 억제제·ARB가 코로나19 예후를 악화시키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지난달 22일 미국 하바드대 브리검여성병원 Mandeep Mehra 교수·서지스피어 Sapan Desai 대표·스위스 취리히대병원 Frank Ruschitzka 교수·미국 유타대 Amit Patel 연구팀은 The Lancet에 "Hydroxychloroquine or chloroquine with or without a macrolide for treatment of COVID-19: a multinational registry analysis" 연구를 발표했다. 

6개의 대륙에 있는 병원 671개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약 9만 6000명을 포함한 이번 대규모 연구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단독 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매크로라이드와 병용요법이 코로나19 예후를 개선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단독 및 병용요법은 증가한 사망 위험와 연관됐으며 심실부정맥 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NEJM에 발표된 연구는 대규모 연구로 관심을 끌었고, The Lancet에 발표된 연구논문도 코로나19 환자 약 9만 6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번 결과 기반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관련 임상시험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Desai 대표가 저자로 기재된 이유는 두 연구가 서지스피어의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 과학자가 The Lancet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Desai가 대중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100명이 넘는 전 세계 유명 의학자들은 '공개 편지(open letter)'를 통해 Mehra·Desai 연구팀의 논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진은 The Lancet 연구의 부적절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용량 및 환자 데이터에 관한 문제점 10가지를 나열하면서 외부 분석을 위해 Mehra·Desai 연구팀이 사용한 데이터 공개 요청을 했다.

그러나 Mehra·Desai 연구팀은 "기밀 유지" 이유로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 Mehra·Desai 연구팀은 호주병원으로 기록된 병원이 실제로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연구를 일부 수정했지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해롭다는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더랜셋은 데이터의 유효성에 대한 문제로 이번 논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논문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지난 5일 Desai 대표를 제외하고 연구 주 저자 4명 중 3명은 연구의 데이터 출처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본 저자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Mehra 연구팀은 "연구 교신 저자 및 서지스피어 설립자인 Sapan Desai는 (우리가 요청한 데 불구하고) 고객 계약 및 기밀 유지 요건을 위반한다며 서지스피어의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런 상황 기반으로 더 이상 기본 데이터의 진실성을 보증할 수 없어 불행하게도 저자들은 이번 논문을 철회하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주 저자들이 이렇게 밝히자 5일 더 랜셋은 논문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NEJM도 Desai가 저자로 기재되고 서지스피어의 데이터에 기반한 "Cardiovascular Disease, Drug Therapy, and Mortality in Covid-19" 연구논문도 철회했다.

이번 논문 철회는 전 세계 의약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6개 대륙의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서지스피어라는 작은 회사가 미국 하바드대 브리검여성병원 교수팀과 어떠한 수단으로 협력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이를 취재한 의료전문외신 STAT News는 The Lancet 연구에 저자로 기재된 미국 유타대 Amit Patel 연구진에서 연결고리를 밝혀냈다.

STAT에 따르면 Patel 연구원이 Desai 대표를 Mehra 교수에 소개했다. 아울러 7일 STAT에 따르면 Patel 연구원은 미국 유타대와 "상호 합의"해 교직원을 퇴직하고 대학교에서 더 이상 근무하지 않도록 결론이 내려졌다. 

상황과 관련해 Mehra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데이터 소스가 이 용도에 적합한 지 확인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이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일으킨 모든 혼란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서지스피어는 연구논문 철회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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