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탓 하지 말고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만드는 게 핵심"
"규제 탓 하지 말고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만드는 게 핵심"
  • 박선재 기자
  • 승인 2020.06.04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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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 김치원 원장
'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저자
"의사처방, 보험적용으로 가는 길을 멀고 힘들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란 무엇인가?"란 질문보다 "어떻게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까?"가 더 중요해졌다. 아무리 반짝이는 생각이라도 시장에 안착시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의 저자 김치원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의대를 졸업한 의사이면서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경영컨설턴트로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고, 지금은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을 운영하는 김치원 원장. 김 원장은 오랫동안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외치며 조언과 쓴소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의료, 4차산업혁명을 만나다'를 출간한 이후 최근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를 출판한 그를 만나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많은 사람이 정부 규제로 인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이 더디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핵심은 그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규제가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그런데 "규제 때문에 안 돼"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 곤란하다. 시장에 나온 서비스가 누구를 위한 가치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 전달하고, 결국 누가 돈을 지불하는지 등을 분명히 해야 할 때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고 정부 탓, 규제 탓만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나 의료기기 회사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우리는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어.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좋은 아이템이 시장에서 실제로 쓰이려면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이를 근거로 정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들이 의료기기를 쓰도록 설득하고, 논문도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 많은 회사가 이 과정을 소홀히 생각한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회사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치원 원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헬스케어 서비스가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회사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치원 원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헬스케어 서비스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국내에서도 가능할까?

미국에서 연속혈당측정기가 보험 적용(메디케어)을 받기까지 약 20년이 걸렸다.

199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2008년부터 미국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에 내용이 수록되는 등 근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쌓아온 것이다. 

2018년부터 메디케어에서 보험적용이 되기 시작한 당뇨병 예방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임상 데이터를 모으고, 근거를 쌓으면서 보험적용을 받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도 이런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 

- 많은 상급종합병원이 AI(인공지능)를 직접 만드는 일에 뛰어들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일까?

병원들이 독자적으로 영상판독이나 임상 의사결정지원시스템개발 등에 나서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시장에 뛰어난 제품이 많이 나와 있어서다.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런데도 병원이 AI를 개발하려면 물류관리 등 병원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것이 좋다.

-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을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디지털 헬스케어 친화적인 수가를 설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교육, 데이터 해석, 상담 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연속혈당측정기 시 환자 교육과 데이터 해석 등의 수가를 모두 인정한다. 디지털헬스케어의 특징이 더 많은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해 환자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는 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 의료 현실에서 필요성이 높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나, 체내 삽입형 심전도 모니터 기기 사용 등의 모니터링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 의미가 있고, 기존 시스템에 영향이 적은 분야를 중심으로 가치를 입증하면서 확산시키는 전략을 펴야 한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고, 정부가 인프라를 구축해 디지털헬스케어 업계를 지원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코로나19로 여파로 인해 원격진료 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원격진료, 원격모니터링 등은 각기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같이 쓰고 있어 안타깝다. 원격진료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큰 이슈다. 계속 여기에 매달리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에서든 원격진료란 참 어려운 문제다.

미국 메디케어는 코로나19로 사태 이전에 제한적으로 보험적용을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진료를 모두 허용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원격진료의 편리함을 실감한 노년층이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원격진료가 전면 허용되면 의료비가 상승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 코로나19(COVID-19)가 종식된 후 디지털 헬스케어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가 유행했다고 해서 보건의료체계 자체에 변화를 주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또 상황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진다고 해도 보건의료제도를 한 번에 변경하는 건 어렵다. 그렇게 본다면 디지털헬스케어 등 보건의료체계의 하부 단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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