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립대학교병원 23곳 2019년 및 2018년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분석
가톨릭대·고려대·삼성서울·순천향대·연세대·인제대 등 의료수익 1조원 넘겨
23곳 중 13곳은 의료수익 증가에도 전기 대비 의료이익 감소한 특징 보여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1년간의 전국 사립대학교병원 성적표가 공개되는 시즌이 다가왔다.

사립대병원은 일부 특수한 상황(병원 내 사건사고, 전염병 유행 등)을 제외하곤 의료수익만큼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양새를 꾸준히 유지했다. 

주요 사립대병원 23곳의 2019년 회계연도 결산 감사보고서 및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선례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곳 모두 전기(2018년)에 비해 적게는 1%, 많게는 48%가량 의료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기(2019년)에 의료수익 1조원을 넘은 사립대병원은 총 6곳으로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순천향대의료원, 연세의료원, 인제백중앙의료원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의료수익(매출)을 의료이익이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한 경영난까지 겹친다면 향후에는 이 차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분석에서 의료수익이란 의료외수익을 제외한 입원수익, 외래수익, 기타의료수익 등으로 구성된 매출을 말하며, 의료매출이라고도 불린다.

의료이익은 의료수익에서 의료비용을 차감한 수치로 편의상 영업이익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나 병원에서는 영업이 의료 서비스 제공이기 때문에 의료이익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의료외수익과 의료외비용 등을 고려한 후 법인세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이익과 의료이익은 엄밀히 말하면 다른 의미다.

조사 대상 주요 사립대병원 23곳은 가톨릭중앙의료원, 건국대병원, 건양대병원, 경희대의료원, 계명대동산병원, 고려대의료원, 고신대복음병원, 단국대병원, 동국대의료원, 동아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순천향대병원, 아주대병원, 연세의료원,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이화의료원, 인제백중앙의료원, 인하대병원, 조선대병원, 중앙대의료원, 한림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이다.

이들 의료기관에 대한 명칭은 편의상 대학교명(예: 연세의료원→연세대, 이화의료원→이화여대)으로 약칭했다.
 

의료수익 모두 증가…증가액 1위 가톨릭대, 증가율 1위 이화여대

우선 23개 사립대병원 모두 전기(2018년)에 비해 의료수익이 증가했으며 이중 가장 많은 의료수익을 낸 가톨릭대는 약 2조 639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가톨릭대의 의료수익 증가액(2957억원)은 조사대상 23곳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연세대가 전년 의료수익(2조 1348억)에서 2098억원을 늘려 의료수익 증가액이 두 번째로 높다.

연세대는 전기에 비해 줄긴 했으나 23곳 중 가장 높은 의료이익(2379억원)을 유지한 것이 눈에 띈다.

삼성서울병원은 의료수익 증가액 순에서 3위(1232억원)에 랭크됐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를 훌쩍 넘은 1조 4442억원의 의료수익을 냈다.

이어 이화여대 1188억원(2470억원→3658억원), 고려대 1163억원(1조 529억원→1조 1692억원), 한림대 945억원(8741억원→9686억원), 순천향대 899억원(9474억원→1조 373억원), 인제대 749억원(1조 541억원→1조 11290억원), 경희대 557억원(5748억원→6305억원), 계명대동산 488억원(3544억원→4032억원) 등이 의료수익 증가액 10위 안에 위치해 있다.

특히, 한동안 신생아 사망 사고의 후유증으로 의료수익 측면에서 타 사립대병원에 비해 상대적 어려움을 겪던 이화여대는 이대서울병원 개원 등으로 인해 의료수익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림대는 의료수익 1조원 시대의 문을 눈앞에 두고 아깝게 열지 못했는데 2020년 회계연도에 1조원을 돌파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반면 조선대(24억원), 건양대(151억원), 동아대(155억원), 중앙대(173억원), 동국대(181억원) 등은 의료수익 증가액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의료수익 증가액이 아닌 의료수익 증가율로 집계 기준점을 옮기면 이화여대가 48.10%로 1위를 차지,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이는 2위인 계명대동산 13.77%와 3위인 가톨릭대 12.61%와 비교하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그 뒤를 원광대(12.17%), 고려대(11.05%), 영남대(10.86%), 한림대(10.81%) 가 잇고 있다.

23곳 사립대병원 의료수익 평균 증가율은 10.65%이며 이에 미치지 못한 병원은 총 16곳으로 건국대(9.85%), 연세대(9.83%), 고신대복음(9.77%), 경희대(9.69%), 단국대(9.43%), 삼성서울(9.33%), 한양대(8.53%) 등이 해당된다.

의료수익 증가액 하위권인 조선대, 건양대, 동아대, 중앙대, 동국대는 서로간의 순위만 다소 다를 뿐 의료수익 증가율에서도 하위 1~5위를 나눠 가졌다.

증가액 순에서는 상위권이던 연세대, 삼성서울, 인제대 등이 증가율에서는 중·하위권인 것도 특징이다.
 

의료비용 증가액 1위도 가톨릭대, 증가율 1위도 이화여대

의료수익(매출)의 증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의료비용의 증감이다.

의료수익이 아무리 상승해도 의료비용이 덩달아 큰 폭으로 높아지면 결국 의료이익이 낮아지기 때문인데, 이번 조사 결과 23곳의 의료비용 평균 증가율은 11.56%로 집계돼 의료수익 평균 증가율(10.65%)보다 높았다. 

이 중 가장 높은 의료수익 증가액을 기록한 가톨릭대가 의료비용 증가액에서도 1위(3659억원)에 올랐다.

이와 함께 의료수익 증가율 1위인 이화여대 또한 의료비용 증가율마저 23곳 중 가장 높았다.

즉, 가톨릭은 의료수익 증가액과 의료비용 증가액에서 모두 1위를, 이화여대는 각각의 증가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가톨릭대의 뒤를 이어 의료비용 증가액이 높은 곳은 연세대 2657억원, 이화여대 1496억원, 삼성서울병원 1100억원, 한림대 1046억원 등의 순이다.

23곳 주요 사립대병원의 의료수익 증가액·증가율순, 의료비용 증가액·증가율순, 의료이익 증가액순. (단위: 억원, %)

이어 의료비용 증가율에서는 이화여대 다음으로 계명대동산(24.87%), 원광대(17.45%), 가톨릭대(15.91%), 연세대(14.43%), 한림대(13.52%) 등이 평균 증가율 11.56%를 넘겼다. 

보통은 전년 대비 당기 의료비용의 상승률이 의료수익 증가율보다 높으면 의료이익이 감소한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의료이익이 적자로 전환되기도 하는데 현재 가톨릭대(-257억원), 경희대(-33억원), 계명대동산(-110억원), 삼성서울병원(-272억원), 이화여대(-838억원), 중앙대(-47억원) 등 총 6곳의 사립대병원 의료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이화여대는 전기에 비해 의료수익이 대폭 상승했으나 그 이상으로 의료비용도 폭발적으로 증가해 결국, 전년에 이어 당기에도 의료이익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외에 전기 대비 당기 의료이익이 감소한 곳은 건양대, 고신대복음, 동국대, 동아대, 연세대, 원광대, 인하대, 한림대, 한양대 등 총 13곳으로 조사대상 사립대병원 23곳 중 57%에 육박하는 비율이다.

이들도 의료이익 감소가 매년 반복된다면 의료이익이 적자가 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의료수익은 모두 증가했으나 의료이익은 하락한 곳 많아지고 있어

결론적으로 전국 사립대병원 23곳은 모두 2018년(전기)에 비해 2019년(당기) 의료수익이 증가했다.

즉, 지난 한 해 동안 무난한 외래·입원 진료수익을 창출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가한 의료수익 이상으로 의료비용도 높아지고 있어 당기에 의료이익이 증가한 곳(10곳)보다 감소한 곳(13곳)이 더 많다. 

이는 의료수익이 매년 늘어도 의료비용의 증가, 예상치 못한 부정적 원인의 발생 등으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 등 때문에 실제 의료이익까지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건양대, 고신대복음, 동국대, 동아대, 연세대, 원광대, 한림대, 한양대 등은 당기 의료이익이 적자가 아닐지언정 의료이익 수치 자체는 전년에 비해 줄었다.

반대로 삼성서울병원은 당기 의료이익이 전기에 비해 증가했음에도 2018년부터 이어진 의료이익 적자가 아직도 흑자로 바뀌지 못했다.

주요 사립대병원 대부분이 감소된 의료이익 성적표를 받은 상황에서 건국대(183억원), 고려대(555억원), 단국대(23억원), 순천향대(475억원), 영남대(46억원), 인제대(17억원), 조선대(28억원) 등의 약진이 돋보이는 이유다.

문제는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사립대병원의 경영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결국 의료비용이 의료수익을 역전하거나 환자 수 감소로 의료수익이 대폭 감소해 사립대병원 대다수가 역성장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이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이익은 차치하고 매년 의료수익이라도 조금씩 성장하던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출구를 알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길로 가고 있다"며 "연초에 작성한 의료수익·비용 예산안에 수정을 가하는 것은 불가피할 듯하고 작년에 비해 올해 결산내용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각 사립대병원의 재무제표 집계 수치는 의료원별 부속병원 포함 여부 및 회계 계정과목 상세 공개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회계기준 연도는 매년 3월 1일에서 이듬해 2월 28(9)일까지를 따르고 있으나, 공익법인재단에 속한 삼성서울병원은 1월 1일~12월 31일이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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