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제제인 오메프라졸의 반전 매력
PPI 제제인 오메프라졸의 반전 매력
  • 박선재 기자
  • 승인 2020.06.0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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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Sagar Sardesai 교수팀, 삼중음성유방암 항암화학요법에 오메프라졸 추가
지방산합성효소(FASN) 양성 환자, pCR 71.4% ... 연구 참여한 모든 환자, 71.8%
오메프라졸, 약물재창출 기회 가능성 언급
이미지 출처 : ASCO 홈페이지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초기 단계의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종양학회(ASCO)에서 였다. 

PPI는 위산의 분비를 억제시키기 때문에 소화불량, 위궤양, 위식도역류 등에 흔하게 처방되는 약물이다. 오메프라졸은 대표적인 PPI다.

그런데 미국 오하이오주 종합암센터 Sagar Sardesai 교수팀이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가 수술을 받기 이전 항암화학요법을 할 때 PPI 제제인 오메프라졸을 추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방산합성효소(Fatty Acid Synthase, FASN)의 활동에 초점을 뒀다. FASN은 암세포 생존의 핵심인 지방산 생성을 돕고, 주로 자궁내막, 전립선, 유방 등 호르몬이 지배하는 조직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PPI가 선택적으로 FASN 활동을 억제하고, 암이 아닌 세포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유방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Sardesai 교수는 "FASN은 삼중음성유방암인 환자 70%에게서 과발현되고, 나쁜 예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시험관 내(In vitro) 연구에서 FASN의 과다발현은 DNA 손상으로 인해 약물 내성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유방암과 PPI 관계는?

연구팀은 미국 5개 암센터에서 42명의 초기 삼중유방암 환자(기준점에서 FASN 발현 유무에 상관없이)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12개월 이내 PPI를 사용한 적이 없는 이들로 구성됐다. 

환자들은 수술 전 AC-T(아드리아마이신+시클로포스파미드+탁산) 치료를 하기 4~7일 전에 고용량의 오메프라졸을 매일 투여받았다.

1차 종료점은 FASN 발현이 있는 환자에서 기준점에서 잔류 침습성 질환이 없는 것이라 정의된 병리학적완전반응률(pCR)이다. 2차 종료점은 치료의향(intention-to-treat, ITT) 분석을 했는데, pCR을 포함한 오메프라졸 치료 이후 표적유전자 감소, 효소 활동, FASN 변화 등으로 정의했다. 

환자의 나이(중앙값)는 51세, 환자 대부분(33명, 79%)은 cT2(종양의 최대 직경이 2㎝보다 크지만 5㎝는 넘지 않는 경우) 이상이었고, 겨드랑이 림프절의 침범정도에 따른 N병기는 N1(전이된 림프절의 개수가 1~3개인 경우) 이상이 22명(52%)였다. AC-T 치료 이전 FASN 발현은 28명(85%)이었다. 

유방암 치료에 오메프라졸 효과는?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연구팀의 목표는 FASN 양성인 환자의 pCR 60%를 목표로 했다. 

그런데 연구결과는 생각을 뛰어 넘었다. FASN 양성인 환자 28명에게서는 71.4%(95% CI 51.3~86.8),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42명)에게서는 71.8%(95% CI 55.1~85.0)의 pCR을 보였다.

세부연구에서는 카보플라틴+AC-T 치료를 받은 15명 환자에서는 73%의 pCR을 보였다. 

연구 중 나타난 부작용은 AC-T를 처방했던 이전의 연구와 비슷했다. 3단계 또는 4단계의 백혈구감소증(19%), 열성중성구감소증(17%), 말초신경병증(7%) 등이었다. 

Sardesai 교수는 "FASN은 10~15년 동안 TNBC 환자의 잠재적인 치료 약물 타깃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고형암에 임상적인 치료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확인한 첫번째 임상 근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익사이팅하다.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게 오메프라졸은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는 근거가 발표된 것"이라며 "환자에게 독성이 든 약물을 추가하지 않고 새로운 항암보조요법으로 고용량의 오메프라졸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ardesai 교수는 유방암에 PPI를 사용하는 것이 약물재창출(drug repurposing)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PI의 안전성과 약동학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빠르게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 결과 평가할만 하지만..." 

PPI를 암 치료에 이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중국 연구팀이 97명의 여러 유형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에 에소메프라졸을 추가한 군과 항암화학요법만 진행한군을 비교한 연구를 진행했다. 세부연구 결과 TNBC 15명에게서 무진행생존기간(PFS)이 5개월이나 향상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아이칸의대 Natalie Berger 교수는 더 많은 데이터를 봐야 평가할 수 있다고 냉정한 입장을 취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pCR이 더 좋게 나왔고,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게 독성이 든 약물을 추가하지 않고 pCR을 향상시킨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서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Berger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와 FASN 양성 환자의 pCR이 왜 비슷한지 모르겠다"며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의 pCR이 더 낮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세분 연구결과 카보플라틴 추가 여부에 상관없이 왜 pCR이 비슷한 것도 궁금증이 생긴다"며 "다른 연구들에서는 카보플라틴을 추가한 군에서 pCR이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비슷한 결과를 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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