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이근석 유방암센터장(종양내과 교수), 무진행생존기간보다 전체생존기간 연장이 더 중요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를 위한 CDK4/6 억제제인 버제니오가 지난 1일부터 보험급여 적용되는 가운데, 동아시아인에게 CDK4/6 억제제의 OS와 PFS 연장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릴리는 2일 조선호텔에서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 건강보험 적용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립암센터 이근석 유방암센터장(종양내과 교수)
국립암센터 이근석 유방암센터장(종양내과 교수)

이날 간담회에서 국립암센터 이근석 유방암센터장(종양내과 교수)은 국내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현주소 및 버제니오의 임상적 혜택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완치가 불가능한 4기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화두는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는가가 화두라며, 유방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유방암 환자 중 5~10% 정도가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양에 비해 한국의 유방암 환자들이 젊은 여성들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한국의 유방암 환자 중에서 45~49세 젊은 여성 환자의 발생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다.

과거에는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려면는 항암화학요법 위주였지만, CDK4/6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및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가장 인정받는 치료로 자리잡은 상태다.

그는 "CDK4/6 억제제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보다 전체생존기간(OS) 연장이라며, 버제니오와 키스칼리는 OS 연장 효과를 입증했지만 입랜스는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랜스, 버제니오, 키스칼리 등 CDK4/6 억제제들의 팔로마3, 모나크2·3, 모나리자3 임상연구 결과 전체 환자 대비 동아시아인들에서 전체생존기간 및 무진행생존기간에 대한 효과가 더 잘 나왔다"고 강조했다.

버제니오는 세포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와 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다.

지난 2019년 5월 1일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요법과 여성의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경우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았다.

버제니오는 위험분담제를 통한 급여 신설 품목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허가사항과 동일하게,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의 병용요법 △내분비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여성의 치료에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 시 급여가 적용된다. 

약가는 50mg, 100mg, 150mg 모두 1정당 49,587원이다.

급여 적용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 중 MONARCH 2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에 대비하여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 중앙값 16.4개월 vs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중앙값 9.3개월; HR 0.553; 95% CI: 0.449 - 0.681, p<0.001).

또한, MONARCH 2의 2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서 전체생존기간(OS)을 분석한 결과,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에 비해 내분비 요법을 받은 적이 있는 HR+/HER-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여성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9.4개월(중앙값)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 중앙값 46.7개월 vs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일 때 중앙값 37.3개월; HR: 0.757; 95% CI: 0.606 - 0.945; p= 0.01). 

2차치료제로 폐경 전/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에서 폐경 여부와 관계 없이 유의미한 OS 개선을 입증한 CDK 4/6 억제제는 버제니오가 유일하다.

MONARCH 2에서 버제니오의 전체생존기간에 대한 임상적 혜택은 하위그룹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으며 일차적 내분비 내성(암이 빠르게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때)이 나타난 여성에서의 결과는 모든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ITT(intent-to-treat) 집단과 일관되게 나타났다(HR: 0.686; 95% CI: 0.451 - 1.043). 

간이나 폐와 같은 장기로 암이 전이돼 더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특징을 보이는 경우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HR: 0.675; 95% CI: 0.511 - 0.891).

수명 연장 이외에도 이번 연구에 대한 탐색적 분석에 따르면,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 실시까지 걸리는 시간의 중앙값을 위약군 22.1개월 대비 50.2개월로 연장시켰다(HR: 0.625; 95% CI: 0.501 - 0.779).

MONARCH 3 결과에서는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중간값이 28.18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의 14.76개월 대비 2배 가량 길게 나타나 유의한 개선(p=0.000002)이 관찰됐다. 

종양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 투여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 34.5%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02)

버제니오 복용 후 빈번히 관찰된 이상반응으로는 설사, 호중구 감소증, 피로, 감염, 오심, 복통, 빈혈, 구토, 탈모, 식욕 감소 등이 보고됐다.

한편, 버제니오는 현재까지 국내 허가된 CDK 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휴약 기간 없이 매일 복용이 가능하며,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이근석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은 암세포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되고 병기가 상당 수준 진행되어 완치가 어렵고 생존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존율을 높일 치료법이 치료과정에 도입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버제니오와 같이 임상적으로 삶의 질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생존 기간 연장을 입증한 치료제가 보험이 적용됐다는 것은 환자의 치료접근성을 높이고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선물과도 같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