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환자 전년 동기간 대비 71%, 호흡기 감염병 40%가량 감소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 예절 준수, 마스크 착용, 온라인 개학, 외출 자제 등 영향 추정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각종 감염병의 발생이 전년 동기간, 지난 3년 동기간 평균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COVID-19)가 높인 방역 지침 준수와 생활습관의 변화가 다른 감염병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 감염병총괄과는 최근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신고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과 호흡기감염병, 해외유입 감염병 등 법정감염병의 발생 현황과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0년 1~4월까지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중 제2급감염병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총 1181명으로 전년 동기간 4070명 대비 71%, 지난 3년 동기간 평균 2416명 대비 51%가 감소했다.
특히, 4월에 288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간 1735명에 비해 83%, 지난 3년 동기간 평균 848명에 비해 66%까지 감소한 수치다.
매년 국외 발생이 50% 이상인 장티푸스와 세균성이질은 1~4월까지 국외 유입 장티푸스 8명, 세균성이질 9명이 신고돼 전년 29명과 20명 대비 각각 72%, 55%가 감소했다.
A형 간염은 2019년 대규모 집단 발생을 감안해야 하나 3952명에서 1097명으로 72%가량 감소했다.
제4급 감염병인 장관감염증 표본감시로 신고된 환자 수는 총 5522명으로 전년 동기간 7452명 대비 26%, 지난 3년 동기간 평균 6893명 대비 20%가 줄었다.
3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4월에는 전년 동기간 2304명 대비 71%가 감소한 670명이 발생했다.
호흡기감염병 감소…작년보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해제 시점 빨라
이어 2020년 1~4월까지 호흡기감염병 중 제2급감염병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총 2만 846명으로, 전년 동기간(3만 5015명)과 지난 3년 동기간 평균(3만 4482명)대비 모두 4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에 2733명이 발생했는데 전년 동기간 9349명에 비해 71%, 지난 3년 동기간 평균에 비해 74%가 감소한 것이다.
단체생활을 하는 영·유아와 초등학생에서 주로 발생하는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은 온라인 개학으로 등원 및 등교가 제한된 3월 1일~5월 2일에 뚜렷하게 감소했다.
2020년 4월에 수두는 총 1643명이 발생해 전년 동기간 6889명에서 76%까지 감소했고, 유행성이하선염은 전년 동기간 1565명에서 44% 감소한 870명 발생에 머물렀다.
성홍열은 1~4월 1470명이 발생해 전년 동기간 2761명 대비 47%, 지난 3년 동기간 평균 5842명 대비 75% 감소했다.
제4급감염병인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기관(상급종합병원,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공공병원 등 약 200개소)에서 신고된 환자 수는 총 1만 6543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간 2만 4594명 대비 33%, 지난 3년 동기간 평균 2만 5535명 대비 35%가량 감소한 것이다.
특히, 3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4월에는 649명밖에 발생하지 않았다(전년 동기간 9605명 대비 93%, 지난 3년 동기간 1만 246명 대비 94% 감소).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의사환자가 10주차(3월 1일~3월 9일)에 외래환자 1000명당 유행기준 5.9명 이하인 3.9명으로 내려갔으며, 이후 3주 연속 유행기준 이하로 지속돼 지난 3월 27일 '2019-2020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해제됐다.
지난절기 종료시점보다 12주 빠른 것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빨리 유행주의보가 해제됐다.
이후 3~4월의 봄철 유행은 나타나지 않았고 4월에는 전년 동기간 대비 주별 93~95%, 지난 3년 동기간 평균대비 87~89% 감소해 뚜렷한 감소추세를 보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폭이 컸다.
보완적 감시로 운영되는 안과감염병 표본감시 기관(안과 진료과목이 있는 의료기관 약 100개소)에서 신고된 유행성각결막염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9주차(4월 26일~5월 2일) 4.6명으로 전년 동기간 12.6명 대비 63%, 3년 동기간 평균 17명 대비 73% 줄었다.
아울러 급성출혈성결막염 의사환자 분율은 0.3명으로 전년 동기간(0.8명), 지난 3년 동기간 평균(0.5명)에 비해 각각 63%, 44% 감소했다.
각종 방역 지침 준수가 감염병 감소 추이 견인
주로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으로는 제3급감염병인 말라리아와 뎅기열이 있다.
2020년 1~4월 말라리아로 신고된 28명의 환자 중 22명(79%)이 해외유입 건으로, 전년 동기간 15명보다 증가한 반면 4월에는 2명이 신고돼 전년 동기간 3명에 비해 감소했다.
동남아시아(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등에서 유입되는 뎅기열로 신고된 환자는 총 40명(2020년 1~4월)으로 전년 동기간 54명에 비해 26% 줄었고 특히, 4월에는 1명밖에 발생하지 않아 지난해 동기간 12명에 비해 92%까지 감소했다.
질본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강력한 방역 조치가 시작됐고 이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병 발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분석했다.
질본 감염병관리센터 감염병총괄과는 "올바른 손씻기, 기침 예절 준수, 마스크 착용 등 생활습관이 개선되고 온라인 개학, 외출 자제, 해외여행 감소 등 사람 간 접촉 빈도가 감소하면서 각종 감염병 발생도 감소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생활방역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전환되거나 완화되더라도 지속적인 예방수칙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질본은 현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총 4급 86종의 법정감염병을 감시·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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