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코로나19 원내 확산 차단 전략 주목…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에 논문 실려
코로나19 유행에도 혈액병원 진료 정상 시행…외래환자·재원환자 수는 코로나19 전과 비슷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동욱 교수, 감염관리실장 이동건 교수,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동욱 교수, 감염관리실장 이동건 교수,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치료 및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김용식)의 중증 혈액질환 환자들을 위한 코로나19 대응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선제적인 코로나19 대응전략을 마련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도 혈액병원 진료를 정상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의 코로나19 대응전략에 대한 연구 결과는 유럽 혈액분야 권위지인 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공동 제1저자),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공동 제1저자), 감염관리실장 이동건 교수(감염내과, 공동 교신저자), 혈액병원장 김동욱 교수(혈액내과, 공동 교신저자) 연구팀이 진행했다. 

혈액질환 환자들은 면역기능이 고도로 저하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들 환자를 코로나-19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하면서 항암요법, 면역억제요법, 조혈모세포이식 등 정상적인 진료를 제공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3, 4월에는 유럽조혈모세포이식학회가 혈액암의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이식이 급하지 않다면 가능한 연기를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 내 상당수 병원도 항암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증 혈액질환 환자들은 당장 치료가 중단되거나 연기될 경우, 돌이킬 수 없이 질병이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서울성모병원은 현재 약 1만 5000명의 각종 혈액질환 환자를 관리하며 매달 9000명 이상의 외래환자, 50건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고 있어, 정상적인 진료를 제한할 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축소하는 대신 선제적인 코로나-19 차단 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 중증 혈액질환 환자의 정상적인 진료를 모두 유지하면서도 병원 내 코로나-19 확산이 발생하지 않게 차단할 수 있었다.

서울성모병원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은 △ 문진표를 사용한 선제적인 환자 분류 △ 환자 분류에 따른 이동동선 분리 △ 한시적 대체 진료(선별진료소, 안심진료소, 비대면 진료 등) 활성화 및 선별 진료소를 본관과 분리해 설치/개설 △ 코로나-19 확진/의심 환자 병동 시설 확충 △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별도 운영 등이다. 

특히 병동 시설과 관련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독립된 공조를 가지는 한 층 전체를 비우고 병동을 세부 분리해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폐렴 또는 역학적 요인이 있는 환자들을 별도 관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원내 코로나-19 발생이나 확산은 없었다. 혈액병원 환자들의 한시적 대체 진료 환자 수는 2020년 3월 기준 749건이었으며, 2020년 3월에 신규 환자 수는 다소 감소했으나, 외래환자 수, 재원환자 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비슷했다.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는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각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의 원내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며 "서울성모병원은 진료를 제한하기보다는 별도의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운영 등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해 대처함으로써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도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동욱 혈액병원장은 "이번 논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정상적인 진료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의사와 환자들에게 참고가 돼 중증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가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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