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류마티스학회, 통풍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2012년 이후 약 8년 만에 개정
페북소스타트, 심혈관 안전성 문제 등 이유로 1차 치료제에서 제외
치료목표로 '요산저하치료'에 방점…약제 치료 시 저용량부터 시작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류마티스학회(ACR)가 '2020년 통풍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통풍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알로푸리놀을 강하게(strong) 권고했다. 

반면 과거 1차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던 페북소스타트는 심혈관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1차 치료제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ACR은 2012년 통풍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후 새로운 임상 근거가 쌓이면서, 이를 반영해 약 8년 만에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최종 가이드라인은 Arthritis Care & Research 5월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ACR "통풍 환자, 요산저하치료로 혜택 얻을 수 있다"

ACR은 통풍 환자의 치료목표(treat-to-target)로 요산저하치료(urate lowering therapy)에 방점을 찍었다. 모든 통풍 환자가 요산저하치료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통풍 결절(tophi) 1개 이상 형성 △통풍과 관련된 방사선 손상 △연 2회 이상 발작(flares) 발생 등이 나타난 모든 통풍 환자는 요산저하치료를 시작하도록 강하게 권고했다. 

가이드라인 개발 시 패널로 참여한 많은 환자가 요산저하치료 시작을 주저한다고 보고했지만, 염증 증상과 결절이 개선되는 경험을 한 후 요산저하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했다는 게 ACR의 설명이다.

이어 요산저하치료 약제는 저용량으로 시작하며, 혈청 요산 수치가 6mg/dL 미만에 도달하고 유지하기 위해 치료 용량을 점차 늘린 후 고정용량(fixed-dose)으로 환자 예후를 최적화하도록 주문했다. 과민반응 등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 및 요산저하치료 시작과 함께 나타나는 발작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어 △발작이 드물게 발현 △3기 이상의 중등도~중증 만성 콩팥병 동반 △혈청 요산 9mg/dL 초과 △요석증(urolithiasis) 등이 있는 통풍 환자에게 요산저하치료를 시작하도록 조건부(conditional) 권고했다. 

단 발작이 처음 발현된 통풍 환자 또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에게는 요산저하치료를 조건부로 권고하지 않았다.

CKD 동반 포함 통풍 환자 1차 치료제로 '알로푸리놀' 강력 권고

요산저하치료를 위한 1차 치료제로 제시한 약물은 알로푸리놀이다. 만성 콩팥병 동반 환자를 포함한 통풍 환자는 1차 치료제로 알로푸리놀을 투약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했다. 

치료 시작 용량은 1일 100mg 이하이며, 요산저하치료 시작 시 항염증 예방 약물로 △콜히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프레드니손/프레드니솔론을 3개월 미만보다는 최소 3~6개월 동안 투약하도록 주문했다.

또 통풍 환자가 계속 발작을 경험한다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항염증 예방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약하도록 했다.

한국인 등 동남아시아인, 알로푸리놀 치료 전 'HLA-B*5801 검사' 필요

그러나 모든 통풍 환자가 알로푸리놀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CR은 한족(Han Chinese), 한국인, 태국인 등 동남아시아인(southeast asian descent), 아프리카계 미국인 통풍 환자들은 알로푸리놀 치료 시작 전 HLA-B*5801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도록 조건부 권고했다. 

HLA-B*5801 유전자가 있다면 알로푸리놀 투약 시 중증 피부반응 발생 위험이 크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HLA-B*5801 유전자를 가진 비율은 동남아시아인 7.4%, 아프리카계 미국인 3.8%이지만 백인 등은 0.7%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ACR은 동남아시아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에게는 인종에게는 HLA-B*5801 유전자 검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알로푸리놀 투여 전 HLA-B*5801 유전자 검사를 통해 HLA-B*5801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 유전자가 없다면 알로푸리놀을 투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힘 잃은 '페북소스타트'…"CVD 과거력 있는 환자 다른 약제로 변경해야"

2012년 1차 치료제로 제시했던 페북소스타트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페북소스타트로 치료 중인 통풍 환자는 심혈관질환 과거력이 있거나 심혈관질환이 새롭게 발병했다면 가능한 한 다른 약제로 바꾸도록 조건부 권고한 것. 

페북소스타트는 CARE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페북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에서 2차 치료제로 강등시킨 상황.

다만 패널로 참여한 환자들은 페북소스타트가 효과적이라면 개인에 따라 일부 심혈관질환 위험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통풍 환자 치료 결정 시 페북소스타트를 고려한다면, 의료진과 환자가 논의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통풍 발작 치료 시 콜히친·NSAID·글루코코르티코이드 권고

이어 통풍 환자의 발작을 치료한다면, 인터루킨-1 억제제 또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보다는 △콜히친 △NSAID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1차 치료제로 투약하도록 강력하게 주문했다.

콜히친 치료 용량은 고용량과 저용량의 효과가 비슷하다는 점과 이상반응 위험을 고려해, 저용량을 투약하도록 강하게 주문했다. 이와 함께 보조요법(adjuvant treatment)으로 국소 냉각법(topical ice)을 진행하도록 조건부 권고했다.

단 항염증제에 내약성이 없거나 금기인 통풍 환자라면, 인터루킨-1 억제제를 조건부로 투약할 수 있다고 명시하면서도 비용으로 인해 환자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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