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장재단 CHD 수술 예후 분석 결과, 조기 사망률 8.6%→3.8%
고려대 안산병원 신홍주 교수 “국내 CHD 환자 수술 성적,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돼”

[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최근 15년 동안 선천성 심장병(CHD)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수술 예후가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홍주(흉부외과),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박영환(흉부외과) 교수와 한국심장재단 조범구 이사장 연구팀이 한국심장재단(KHF)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 (1984~1999년)와 최근(2000~2014년) CHD 수술 예후를 비교한 결과, CHD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의 조기 사망률이 3.8%로, 과거 8.6%보다 감소했다.

특히 CHD 수술을 받은 신생아는 과거 74명에서 최근 491명으로 더 늘어났지만 수술 예후는 더욱 좋아졌다.

연구팀은 1999년 이후 CHD 수술 결과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2000~2014년 한국심장재단이 지원해 64개 병원에서 수술받은 CHD 환자 6599명을 추적조사했다.

수술받은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1.9세였고, 환자들의 나이는 0세부터 71.5세까지 다양했다. 환자 6599명 중 양심실교정술 환자는 5616명(85.1%), 고식적 수술(palliative procedure)을 받은 환자는 983명(14.9%)이었다.

모든 환자 데이터는 Basic Aristotle 및 RACHS-1 점수를 활용해 수술 복합도(complexity)에 따라 층화 분석했다. Basic Aristotle 점수가 6점 이상일 경우 복잡한 교정수술(complex procedure)로 정의했다.

조기 사망은 수술 후 30일 내 또는 퇴원 전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로 정의했다.

환자들의 평균 Basic Aristotle 점수는 6.6±2.2점이었고, 51%는 복잡한 교정수술을 받았다.

조사 결과, 2000~2014년 전체 CHD 수술 환자군의 조기사망률은 3.8%, 만기 사망률은 1.8%로, 과거(1984~1999년) 한국심장재단 데이터의 조기 사망률 8.6%와 만기 사망률 5.3%보다 감소했다.

이어 CHD 수술을 받은 신생아는 491명(7.4%)으로 과거(74명)보다 증가했다. 이들의 최근 조기 사망률은 12.2%로 과거 29.7%보다 감소했으며 만기 사망률은 3.7%였다. CHD 수술을 받은 영아는 2617명(40%)으로 과거 2046명보다 늘었으며, 최근 조기 사망률은 6%로 과거 15.8%보다 감소했고 만기 사망률은 2.3%였다.

이와 함께 과거와 달리 최근 진단 기준에 폐동맥폐쇄와 온전한 심실중격, 폐동맥판막 치환술(PVR), 수정 대혈관 전위(ccTGA), 좌심실 유출로 협착, 심부전, 폐정맥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연구팀은 최근 15년 동안 한국이 30개국 저소득 국가 환자 591명에게 수술을 지원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홍주 교수는 "CHD 수술을 받은 신생아의 수가 과거 74명에서 최근 15년간 491명으로 늘었고 수술 결과는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며 "수술 예후가 좋아졌다는 이번 결과는 한국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심장학회 학술지(Korean Circulation Journal) 3월 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됐고, 6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CHD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예후가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향상됐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지는 고려대 안산병원 신홍주 교수(흉부외과)와 인터뷰를 통해 논문과 관련된 얘기를 들어봤다.

고대안산병원 흉부외과 신홍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고대안산병원 흉부외과 신홍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과거에 비해 최근 15년 동안 CHD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한 이유는?
소아심장과 의사들의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가능해졌다. 또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의사의 수술실력 향상, 수술 받은 환자를 치료하는 전담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중환자실 등 국내 의료진의 실력이 향상돼 사망률이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 CHD 수술을 받은 신생아 수가 과거보다 증가한 이유는?
과거에 비해 태아 시기에 진단된 점을 포함해 신생아 초기에 CHD 진단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이와 함께 신생아실의 의료 실력이 향상됐기 때문으로 본다. 

- 최근 CHD 질환 진단에 새로 추가된 폐동맥판막 치환술(PVR), 수정 대혈관 전위(ccTGA), 심부전, 폐정맥 협착 등은 과거에 판별이 어려웠던 질환인건가?
PVR은 활로씨사징(Tetralogy of Fallot, TOF)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늘어났다. ccTGA, 심부전, 폐정맥 협착 등은 과거에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수술 받지 못했던 환자들이 최근 15년 동안 수술을 받으면서 확인된 것으로 추측된다. 

- 한국심장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저소득 국가는 과거와 비교해 어느 정도 늘어난 것인가? 이러한 변화가 갖는 의미는?
1984~2020년 한국심장재단이 지원한 환자는 3만 7000여 명이다. 이 중 2014년까지 지원한 저소득국가 환자들은 약 591명이다. 과거 국내 의료진들이 해외 연수를 통해 외국 의술을 배우고 돌아와 현재 의료 선진국이 된 것처럼, 한국심장재단은 개발도상국 의료진 연수를 통해 자국에서 소아심장병 수술을 할 수 있도록 2008년부터 의료진 연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12~2014년 중국, 카자흐스탄, 미얀마, 베트남, 몽골 5개국을 대상으로 심장수술에 필요한 의료진 5명(소아심장과, 소아심장외과, 마취과, 중환자실, 체외순환자)을 팀으로 구성해 1년간 의료진 연수를 실시했다. 이는 국내 CHD 수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으며 한국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화됐음을 의미한다. 

- 이번 연구가 갖는 의미와 한계점이 있다면?
이번 연구는 한국심장재단의 지원을 받은 CHD 환자들의 수술 예후만을 조사한 것으로, 국내 전체 데이터를 조사한 것은 아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시행된 CHD 환자들의 정확한 수술, 시술 치료 성적이 없어 이러한 점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CHD 환자들의 수술 성적이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됐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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