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원기 회복, 성인병 예방, 오장 안정. 

얼마 전 취재원과 함께 점심 자리를 위해 찾은 곰탕집에는 이런 문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취재원과 함께 원기를 회복하자며 곰탕을 먹었다. 곰탕을 먹으면 체내 장기가 안정을 찾고 면역력이 높아져 마치 코로나19(COVID-19) 감염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상상에 서로 합이 맞았다. 

코로나19 정복을 위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켠 국내 제약업계는 더 분주하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듯이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에 대한 효능을 발견했다며 여기저기서 소식을 전한다. 의약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국가임상시험재단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치료제는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애브비 칼레트라, 부광약품 레보비르 등 총 9건이다. 

그동안 기자가 메일을 통해 받았던 소식과는 온도차가 너무 크다. 기억으로 어림잡아도 9건보단 많았던 것 같다. 

실제로는 임상시험에 진입하지 못한, 전임상단계 혹은 시험관 연구 단계에 불과한 것이었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만 알려져도 주가 급등은 따 놓은 당상이니 오죽했으면 바이오협회에서도 데이터로 증명하라고 당부했을까. 

코로나19 정복을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의지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일찍 일어난 새가 더 많은 먹이를 먹듯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면, 최초라는 수식어를 놓치더라도 개발만 한다면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은 다 사라질 것이란 행복한 상상. 다 인정한다. 

하지만 알맹이 없는 그럴싸한 포장, 빠른 개발 욕심에 따른 신뢰도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아직 시험관 내 시험으로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확인한 연구 단계임에도 마치 인간에게 효능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사기에 가깝다. 

이런 생각을 하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먹으며 자연스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는 말했다. "성분의 작용기전 규명 없이,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채 무작정 뛰어들고 뭔가 있는 것처럼 하고 있어요. 약과 곰탕은 달라요."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