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퇴원율, 기존 병원환자 그룹 64% vs 이송 환자 그룹 63% 비슷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운영중인 응급의료헬기가 실제 병원 중환자실과 동일한 수준의 치료환경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조양현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6년 8월 사이 체외생명보조장치(ECLS)를 단 채 삼성서울병원 응급의료헬기 또는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들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이 운용 중인 응급의료헬기. 하늘 위에서도 중환자실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운용 중인 응급의료헬기. 하늘 위에서도 중환자실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기간 체외생명보조장치 유지중인 환자 46명을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송해 왔다. 
하늘과 땅으로 약 1만km를 이동했으며, 총 60시간이 이송 작전에 소요됐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체외생명유지장치로 치료 받고 있던 입원환자 148명과 나이, 성별, 질병력 등 조건이 맞는 이송환자 44명을 추려 두 그룹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체외생명보조장치를 단 환자들의 치료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생존퇴원율에서 기존 병원 환자 그룹 64.2%와 이송 환자 그룹 63.6%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체외생명보조장치로 인한 부작용으로 하지 허혈과 그에 따른 절단, 급성신손상과 같은 합병증은 이송 그룹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 온 환자 대부분은 장기간 치료하면서 상태가 많이 악화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률은 원내 환자와 이송 환자의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데 대해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이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송팀과 중증치료센터 구성원들의 역량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서울병원 전문 이송팀은 타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중환자의 이송 의뢰가 있을 경우 우선 다학제 회의부터 진행한다.

이송팀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심장외과 전문의,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체외순환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회의에서 환자 상태를 평가해 이송 방법을 결정하고, 의식이 없는 등 심각한 신경학적 손상이 있거나 침대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이송 절차가 진행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996년 국내 처음으로 응급의료헬기를 도입한 바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서울-제주 약 500km를 중간 급유 없이 운항이 가능하고, 심전도, 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 첨단의료장비를 갖춘 새 헬기를 운영 중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송 환자 46명 중 30명이 헬기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 됐다.

헬기 착륙 지점이 마땅치 않거나 기상 조건 등 헬기운항이 어려울 때는 전용 구급차를 이용했다.

조양현 교수는 "체외생명보조장치를 달 만큼 상태가 위중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상급병원 전원이 필수지만, 이송 그 자체가 부담이 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다학제팀을 꾸리고 충분한 시스템을 갖춘 기관이라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흉부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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