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내사, 전년 동기比 매출 성장...종근당·동아·보령 눈길
유한양행·대웅·JW중외, 영업익 감소...업계 "2분기 코로나19 영향 본격화"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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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코로나19(COVID-19) 사태 악재가 예상됐던 국내 제약사가 올해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종근당과 동아에스티, 보령제약은 매출이 성장하면서 상승세가 두드려졌다. 

하지만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은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침체를 겪었다. 

 

코로나19에도...국내사, 매출 성장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제약사 13곳의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국내 제약사는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형 제약사 중에서는 유한양행을 제외하고 매출이 늘었다. 

GC녹십자는 올해 1분기 3078억원의 매출, 전년 동기(2833억원)보다 8.6% 성장하면서 줄곧 매출 1위를 지켜오던 유한양행을 제치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GC녹십자는 주력품목인 수두백신과 독감백신의 수출이 큰 폭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실제 GC녹십자에 따르면 백신 수출 증가로 인한 해외 수출은 전년대비 22.9% 늘었다. 

종근당도 작년 1분기보다 25.2% 증가한 2928억원의 매출을 기록,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3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각각 2882억원, 2284억원의 매출로 뒤를 이었다. 다만, 한미약품은 전년동기 대비 5%의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대웅제약은 4.1% 감소했다.  

특히 대형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은 1분기 실적부진을 보였다. 유한양행은 3033억원의 1분기 매출을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동기(3419억원) 대비 11.3% 감소한 액수다. 

 

동아에스티·보령제약, 성장세 눈길

중견 제약사 가운데서는 동아에스티와 보령제약이 두드러졌다. 

우선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 사업 성장으로 20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실적이 뛰었다. 이는 전년동기(1426억원) 대비 41.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이 137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2.4% 증가했는데, 이는 판매금지 처분 공백을 대비해 공급량을 늘린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난 2월 106개 품목의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이후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처분 대상 의약품의 일정 물량을 미리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164.1%), 기능성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31.5%), 위염 치료제 스티렌(154.4%) 등이 큰 폭 성장하며 외형 확장에 기여했다.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신약의 선전으로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보령제약은 올해 1분기 1385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1187억원) 대비 13.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219억원을 합작한 카나브패밀리와 라니티딘 사태로 주목받은 항궤양제 스토가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희비 엇갈린 영업이익...업계 "2분기 실적이 진짜"

성장세를 보인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했지만, 이는 만성질환약의 장기처방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GC녹십자는 6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16억원)의 3배에 가까운(281.3%)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해외에서 독감백신을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백신 수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동아에스티도와 종근당은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도 늘었다. 

동아에스티는 작년 1분기 205억원에서 158.5% 증가한 5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종근당도 같은기간 동안 167억원에서 261억원으로 56.3% 늘었다. 

반면 만성질환 치료제 보단 수액 등 병원에 공급하는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JW중외제약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분기 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2억원에 불과, -94.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0.2%에 불과해 적자로 전환된 일동제약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큰 폭 하락한 유한양행은 다른 이유다. 전문의약품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81억원의 영업이익에 불과했는데, 이는 전년동기(128억원) 대비 36.7% 감소한 수치다. 같은기간 동안 영업이익률도 2.7%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약 1%p 감소한 것이다. 

유한양행의 이 같은 부진은 전문의약품 부문의 약세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길리어드로부터 도입한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1.1% 줄었고,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도입한 항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는 19.1% 줄었다. 

자체개발 의약품의 부진도 한몫 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아토르바가 61.6% 줄었고,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듀오웰 21.5%, 뇌기능개선제 알포아티린 3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87.3%(102억원→13억원) 감소한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 자체개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136억원을 수출했는데, 메디톡스와의 소송으로 137억원을 지출했다.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사태의 실질적인 타격은 2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지난 2월 말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로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어려워지면서 만성질환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에게 장기처방이 이뤄져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외래 환자가 감소했던 만큼 그 영향은 2분기에 본격 드러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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