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에서 미국 Avrim Fishkind,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진료에 대한 놀라운 일 경험"
AMA, Patrice A. Harris 회장 "원격진료가 만병통치약은 아냐"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 "국내선 원격모니터링부터 시작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불러온 파장 중 원격진료만큼 강력한 것이 또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정신과학회(APA)에서도 가장 핫한 주제는 원격진료였다. 학회에 참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원격진료가 의사와 환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에 중지를 모았다.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사용하는 원격진료 모델 중 '포털스타일모델(portal-style model)'은 환자가 포털에 로그인 한 후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하고, 그 반응에 따라 사회복지사 혹은 간호사에게 환자의 질문이 전달된다.

이후 환자는 정신과 상담, 비디오 기반 또는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인지행동치료, 동료와 함께 하는 포럼, 그룹치료, 약사나 임상의사와 중재 등과 같은 서비스를 받게 된다. 

Dr Avrim Fishkind.<br>
Dr Avrim Fishkind.

APA에서 '코로나19 시대에 원격정신과를 통한 프랙티스 확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미국응급정신과협회 회장이었던 휴스턴 해리슨센터 Dr Avrim Fishkind는 원격진료에 대한 중립적 자세를 취했다. 

Fishkind는 과거 원격정신과(Telepsychiatry)는 너무 복잡하고, 제한이 많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 분야에서 원격진료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편리해졌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Fishkind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진료를 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일어났다"며 "원격진료로 노쇼는 드라마틱하게 감소할 것이고, 유연하게 환자와 만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원격정신과의 장점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또 환자가 편리한 것은 물론 정신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됐다는 것과, 기존에 행동전문가가나 간호사 등이 진료했을 때보다 빠르게 환자의 증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원격정신과의 강점이라고 발표했다. 

Fishkind는 "몇몇 환자는 진료실에서 대면진료를 할 때보다 더 편하게 진료를 받기도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정신과의 다재다능한 부분과 여러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단점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원격정신과의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많다는 게 Fishkind의 생각이다. 

원격진료를 하는 장비가 잘못돼 환자에 대한 의학적 평가와 치료가 지연될 수 있고, 또 의사가 적절한 의학적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비디오 해상도가 불량하다는 등의 전송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외에도 민감한 환자 개인정보가 보안 프로토콜 실패로 유출될 수 있고, 시스템에 언제나 접속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Fishkind는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용 가능하지만, 원격진료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정보가 있어 의학적 판단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환자가 직접 의사를 만나길 원하거나, 원격진료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환자에게는 대면진료를 해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또 "원격정신과를 운영하려면 의사가 원격진료라는 플랫폼을 이해하고, 라이센스, 환자 동의와 관련된 문제, 온라인 처방, 청구 및 지불 등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미국의학협회(AMA) Patrice A. Harris 회장은 원격진료로 정신건강 진료를 하는 것은 장점이 많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Harris 회장은 "코로나19를 경험했다고 계속 원격진료를 유지할 수는 없다"며 "이번 팬데믹을 이겨낸 후 과학에 기반을 둔 다음 원격진료와 원격건강에 대해 더 깊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먼~나라 얘기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에서 원격진료는 워낙 예민한 얘기이고, 반대 목소리 또한 큰 상황이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오래 전부터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하게 반대의견을 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진환에서조차 원격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조금 느슨해졌다고 해도 미국처럼 원격정신과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론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미국과 다른 국내 상황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은 지역이 넓고,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어렵고, 응급실 또한 가기 어렵다는 환경적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정반대다. 예약만 하면 의사를 만날 수 있고, 원하면 응급실을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원격진료를 해야할 필요가 있냐는 반대 논리를 깨는 건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협을 비롯한 개원의들은 원격진료를 하면 공공의료가 파괴되고, 민간의료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더불어 환자들이 모두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으로 몰리고, 개원의들이 설자리를 잃을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원격모니터링을 먼저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정신과환자들이 앱을 다운받아 치료에 도움을 받고, 이를 의사와 소통하는 원격모니터링을 먼저 해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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