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땐 여성보다 사망률 더 높아


 30대 이후의 건강한 남성에서 골량의 감소 속도는 척추 골량을 기준으로 매년 2.3%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미국 50세 이상의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대퇴골의 골량을 조사한 "NHANES Ⅲ(The Third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에 따르면 남성의 3~6%는 골다공증이었으며 28~47%는 골다공증 전단계인 골감소증으로 골다공증에 노출돼 있다(Looker AC. J Bone Miner Res 1997).

 캐나다 50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CaMos(The Canadian Multcentre osteoporosis Study)"에서도 요추골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3~6%, 대퇴골은 4.8%로 총 6.6%의 골다공증 유병률을 보였다(Thnenhouse A. Osteoporosis Int 2000).

 50세 이상 남성 8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으며 이에 반해 폐경이 지난 여성의 경우 4명당 1명 꼴로 골다공증을 보이고 있어 남성 골다공증이 결코 드문 질환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여성들의 경우 골절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20%인데 반해 남성들은 33% 가량이 골절로 인해 사망하고 더욱 많은 장애를 입고 있는 현실로 남성 골다공증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Aliya A. Khan. CMAJ 2007).

 우리나라 역시 남성 골다공증의 안전지대는 아니며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성 골다공증 환자는 지난 2001년 1만 4000여명에서 2004년 2만 3000여명으로 3년 사이 무려 6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내 연구에서는 남성 골다공증 유병률이 여성과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민용기·정형외과 박윤수 교수팀이 지난 2002~2006년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은 4만 7374명(여성 3만 7086, 남성 1만 288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1355명과 남성 363명이 골다공증 환자로 나타났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여성 3.65%, 남성 3.53%로 이는 골다공증을 여성만의 질환으로 인식하던 통념을 깨는 결과였다.

 흔히 골다공증을 "소리없는 도둑", "침묵의 질환"이라 일컫는다. 특별한 증상 없이 병세가 진행되고 골절이 생기기 전까지는 자각증상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골절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질환이다. 특히 손목, 고관절, 척추 등의 골절이 잦은데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경우 환자의 20% 정도가 사망하고, 40%는 누운 상태로 여생을 지내야 하며, 20%는 남의 도움이 있어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발생의 빈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높지만 골절에 의한 사망률은 오히려 남성이 여성보다 높다.

 남성의 경우 골다공증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 때문에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거나 골절이 된 후에야 병원을 찾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또 남성 골다공증은 여성보다 나이가 10년 이상 더 들어 생기는데다 골절이 발생하면 쉽게 뼈가 붙지 않아 치료는 더욱 어렵다. 이런 이유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경우 남성의 사망률은 30%로 여성 사망률의 두 배이다.

 또 남성 골다공증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당뇨병과 같은 기존 질병을 함께 갖고 있는 2차성 골다공증이 많기 때문에 더욱 치료가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자에게나 있는 병" 강건너 불보듯 해
발생 연령층 더 높아 치료 어려운 것도 원인


골다공증의 병인

 WHO가 내린 골다공증의 임상적 정의는 골량의 감소와 골의 미세구조적 변화로 인해 골의 강도가 감소돼 외상에 의한 골절 위험성이 증가하는 특징을 지닌 전신성 골 이상으로, WHO는 골밀도를 이용한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의 진단기준을 정하고 골다공증을 중요한 건강문제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골 강도의 80%까지가 골밀도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골밀도의 측정은 골다공증 진단의 유용한 방법이다.

 진단적 골다공증은 정상인의 최대 골밀도치에서 표준편차 -2.5 이하(T-score<-2.5)로 골질량이 감소된 상태를 말하며 T-score -1 이상이면 정상, -1 미만에서 -2.5는 골감소증으로 분류한다(WHO, 1994).

 뼈는 뼈조직을 만드는 조골(造骨) 세포와 뼈를 녹여 없애는 파골(破骨) 세포로 이뤄지는데 골다공증은 조골세포가 감소해 새로운 뼈를 만들지 못하거나 파골 세포가 증가해 뼈 세포가 많이 빠져나갈 경우에 발생한다.

 즉 최대 골량의 형성 과정과 골 재형성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골다공증이 유발되고 이는 곧 골절과 연관된다.

 인체의 최대 골량은 약 30세를 전후로 형성되는데 이때는 골 형성이 골 흡수보다 많이 발생해 골량이 증가하게 되고 가장 왕성한 골량 증가를 보이는 시기는 사춘기 전후이다.

이후 30세에서 50세까지는 소량의 골량 감소를 보이다가 여성에서는 폐경기에 해당하는 50세 전후에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골 형성보다는 골 흡수 과정이 항진, 급격한 골량 감소가 나타난다.

 남성은 유전적으로 여성보다 골격이 크고 최대 골량이 높게 형성되며 폐경 같은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가 없어 50세 이후에서도 비교적 완만한 골 감소를 보여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골절 위험도가 낮다.

 그러나 골다공증의 남녀 비율을 떠나 일단 나이가 들수록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는 것은 남녀 공히 자명한 사실로 골다공증의 가장 강력한 예측인자는 연령의 증가이다<그림>.

 골다공증은 그 원인에 따라 1차성 골다공증과 2차성 골다공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1차성 골다공증은 여성의 폐경 후 골다공증(제1형 골다공증)과 노인성 골다공증(제2형 골다공증)이 있다.

 폐경 후 골다공증은 폐경 후 에스트로겐 결핍이 주된 원인으로 골 흡수가 증가되면서 혈중 칼슘이 증가되고, 이에 따라 부갑상선 호르몬 분비의 감소, 장내 칼슘 흡수가 낮아지는 결과로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된다.

 노인성 골다공증은 연령 증가에 따라 장내 칼슘 흡수가 적어지는 기전과 골 형성에 관여하는 조골세포 감소가 동반돼 나타난다.

급격한 골 손실은 없으나 사망 위험이 높은 대퇴골 골절 위험이 높고 남녀 비율은 1:2 정도이다.

 2차성 골다공증은 최대 골량 획득에 지장을 주거나 부가적인 골량의 감소를 일으키는 질환 또는 약물에 의해 초래되는 골다공증을 일컫는다.

 특히 남성 골다공증과 폐경 전 골다공증의 흔한 원인으로 남성 골다공증의 60%는 2차성이다. 또 폐경 후 골다공증이나 노인성 골다공증과 같은 1차성 골다공증 환자에서 동반돼 골소실에 가속을 붙이기도 한다.

2차성 골다공증은 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있고 1차성 골다공증을 촉발하기도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2차성 골다공증의 원인은 전신 질환과 약물 등 다양하며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유발 골다공증이 가장 흔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적 원인으로는 갑상선 기능항진증,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쿠싱증후군, 류마티스 관절염, 고프로락틴 혈증 등의 내분비적 질환, 고칼슘뇨증, 악성 종양 등이 있다.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갑상선 호르몬, 헤파린, 카바마제핀 등이 있고 음주와 흡연도 골다공증의 원인이다.

 일련의 연구에서 중년 남성의 흡연력은 골밀도와 음의 상관관계가 보고되고 있고 특히 현재 흡연 중인 남성에서 더 강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흡연은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 결합을 형성하고 니코틴은 혈관수축과 동맥경화성 혈관 벽의 섬유소 용해 작용에 손상을 주고, 혈류변성을 유발한다.

또 뼈의 재흡수에 영향을 미치고 이런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부갑상선 호르몬이나 골질량과 칼슘 균형을 조절하는 간 대사산물을 감소시켜 골다공증을 촉발하게 된다.

 반면 음주력은 양과 음의 상관관계가 혼재되기도 하나 이는 더 많은 음주량을 가지는 남성이 비교적 젊은 연령의 남성으로 더 높은 골밀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 그 원인의 하나로 추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양의 음주는 뼈에 해를 주지 않으며 오히려 골량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간기능 장애로 인한 칼슘 대사에 영향을 주고 낙상의 위험을 높여 골밀도의 감소와 골절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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