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슬로덱스와 병용 이차요법 급여로 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 전환점 기대
예후 나쁜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내분비요법에 실패한 폐경 전후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항암화학요법 실시기간(TTC) 연장과 휴약기간 없이 지속적으로 투약할 수 있는 버제니오가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릴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와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 병용 2차요법 보험급여 적용을 위한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약가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인 가운데, 버제니오가 난치성 질환인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환경 조성과 입증된 근거를 바탕으로 실제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격적이고, 치명적인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 세포주기를 정지키도록 유도하는 CDK4/6 억제제인 버제니오는 표적치료제로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내분비요법 단독 사용에 비해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이 확보됐다.

버제니오의 임상연구인 MONARCH-2, 입랜스의 PALOMA-3, 키스칼리의 MONALEESA-3에서 CKD4/6 억제제가 위약 대비 유의미한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 연장 결과를 확인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도 버제니오를 포함한 CDK4/6 억제제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을 HR+, HER2- 재발성 또는 진행성 유방암을 위한 치료법 중 Category1으로 권고하고 있다.

버제니오는 폐경 후 여성의 1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요법과 여성의 내분비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경우 파슬로덱스와 병용요법으로 지난해 5월 허가를 받았다.

버제니오는 MONARCH-2 임상시험을 통해 내분비요법 후 암이 진행된 환자에서 파슬로덱스와 병용시 폐경 상태와 관계없이 파슬로덱스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을 약 7.2개월 연장시켰으며, 전체생존율은 약 9.4개월 연장시켰다.

MONARCH-2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버제니오의 전체생존기간에 대한 임상적 혜택은 하위그룹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항암요법 실시까지 걸리는 시간(TTC)의 중앙값을 연장함으로써, 실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임상적으로 입증했다는 것이다.

하위 결과에 따르면, 버제니오와 파슬로덱스 병용시 항암화학요법 실시까지 걸리는 기간은 50.2개월로, 위약국 22.1개월보다 길었다.

항암화학요법 없이 생존한 기간 역시 버제니오와 파슬로덱스 병용요법이 25.5개월로, 위약국 18.21개월보다 연장됐다.

또 버제니오는 진행성 유방암 중에서도 예후가 나쁘기로 유명한 △간 전이 환자 △높은 종양 등급을 보인 환자 △짧은 재발 기간을 보인 환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음성 환자 △뼈 이외 전이된 환자들에게서도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나타냈다.

이에,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 A 교수는(혈액종양내과)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말기에 해당하는 유방암과 싸우면서 재발과 전이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며 "버제니오가 무진행생존기간 뿐 아니라 전체생존기간을 하위그룹까지 유의미한 수준으로 연장시켰고, 항암화학요법 실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연장시켰다는 것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일상적 삶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 CDK4/6 억제제가 도입됐지만, 보험급여가 한정된 범위에서만 인정되고 있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폐경 전, 후의 HR+, HER2- 환자들이 파슬로덱스와 병용하는 2차 치료요법에 대해 급여적용으로 인한 혜택을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제니오는 중증의 호중구 감소증 발현 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중구 감소증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환자의 면역력을 낮춰 감염 저항력을 약하게 할 수 있다.

또, 버제니오는 CKD 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별도의 휴약기간 없는 용법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암 세포의 증식과정인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CDK4/6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분열 및 증식을 막는 기전으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DK4/6 효소 억제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경우 암세포가 다시 증식할 수 있다.

결국, 버제니오처럼 휴약기간이 없는 용법이 지속적으로 표적을 억제해 높은 수준의 유방암 세포의 노화와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A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있어 생존율의 유의미한 연장만큼 중요한 점이 안전성과 복약순응도"라며 "버제니오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안전성과 편의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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