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17년째 표류 중인 신축이전 및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사업 대안 부지 제안
서울 중구 방산동 70번지 미공병단 부지…정기현 원장, 공공의료 발전 획기적 진전이라 평가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17년째 정박 중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축이전 사업이 드디어 닻을 올릴 전망이다.

그것도 '중앙감염병병원'이라는 옷을 추가한 상태로 새로운 항해를 준비한다.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제안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부지 개요

서울특별시 박원순 시장은 지난 28일 서울시청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서울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사업의 대안 부지로 서울 중구 방산동 70번지 일대 미공병단 부지를 제안했다. 

미공병단 부지는 2018년 11월 이전 후 1년 5개월째 폐쇄 중이며 현재 환경조사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시장의 부지 이전 제안과 공공의료 체계 강화 등 전격적이고 전향적인 결단을 환영, 이번 선언이 대한민국 공공의료 발전에 획기적 진전을 이룰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기현 원장은 "코로나19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임상위원회, 전원조정 상황실 운영 등 임시방편으로나마 중앙감염병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상시적이지 못해 분절된 역량을 정상화하기 위한 중앙감염병병원의 설치는 매우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명돈 위원장도 "보이는 적과 싸우는 국방을 전통적 국가안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신종감염병 대응을 비전통적 국가안보라고 한다"며 "한국전쟁 이후 전통적인 국가안보 지키기에 일익을 담당했던 미군 공병단 기지에 국가 중앙감염병병원을 설립하고 국가안보 차원에서 신종감염병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선언은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그간 국립중앙의료원은 2003년 이후 17년째 서초구 원지동으로의 이전이 계획과 무산을 반복해왔으며,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빠지지 않는 지적사항으로 등장했다.

원지동 개발안은 익숙한 도시개발의 논리에 따라 도심의 주요기능을 팔아 외곽으로 옮기고 도시 규모를 확장하는 공식을 따라온 것으로 공공보건의료 체계의 중추로서 국립중앙의료원이 수행해야 할 기능과 역할과 맞지 않는 부지로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 2월 소음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2층 이상 건물 신축이 어려워졌고 이를 회피할 방안으로 검토된 왕복 12차선 경부고속도로 위 방음터널(1Km)도 비용(약 2000억원 이상 예상)과 교통영향 등의 문제로 현실성이 떨어져 난관에 봉착한 바 있다. 

정 원장은 "오늘 박원순 시장의 제안은 오랫동안 이어온 신도시 개발 논리를 깨고 공공의료 기관이 본래 수행해야 할 가치를 되살리는 진정한 도시재생"이라며 "도시의 규모만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기능과 가치를 되살리는 신축이전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미공병단 부지 대안을 전격적으로 제안해 온 서울시와 사업의 주체인 보건복지부, 미공병단 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와 긍정적인 방향에서 신속 협의를 진행했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원만한 협조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새병원 신축이전을 전제로 이미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이 병원 건립 이전이라도 실질적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박원순 시장의 요청이 이날 있었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은 보건복지부 등 유관 부처와 협의 후 계속되는 감염병 유행을 대비한 감염병 전문병원 체제를 조속히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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