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2020년 1분기 개업 대비 폐업 비율 65.2%…최근 5년 중 제일 높아
요양병원도 80% 달해…3월 이후 경영난 심화돼 폐업 폭발적 증가 우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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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개업 대비 폐업 비율로 봤을 때 2020년이 최근 5년 중 1분기(1~3월) 의원 경영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집계 결과 65.2% 즉, 100곳이 간판을 달면 65곳이 문을 닫았고 이는 최근 5년 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최고 수치였기 때문이다.

3월만 놓고 보면 요양병원의 경우, 폐업 기관수가 개업 기관수를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나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영난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깊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1분기에 종합병원 5곳, 병원 37곳, 요양병원 34곳, 의원 583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반대로 폐업은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의원 각각 4곳, 25곳, 27곳, 380곳, 436곳이다.
 

4개 종별 요양기관, 개업 대비 폐업 비율 5년 중 최고
3월 유독 두드러져…요양병원과 의원이 가장 심각해

분석 대상이 된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의원 4개 의료기관 종별의 1분기 개·폐업 현황 집계 결과, 전체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66.2%로 지난해 55.8%에 비해 10.4%p 높다. 

2017년 63.8% 이후 가장 높으며, 최근 3년간 감소(63.8%→57.8%→55.8%→66.2%)하던 수치가 다시 상승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2020년의 높은 개업 대비 폐업률을 견인한 곳은 요양병원과 의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요양병원의 2020년 1분기 개업 대비 폐업률은 4개 의료기관 종별 중 가장 높은 79.4%로, 80%에 진배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에는 요양병원 개업이 12곳에 불과한 것에 비해 폐업은 14곳으로 폐업이 개업을 앞지르는 현상도 발생했다(개업 대비 폐업 비율 116.7%).

이어 의원은 65.2%를 기록, 최근 5년 중 1분기 경영난이 가장 심각한 해가 됐다(2019년 53.7%, 2018년 54.4%, 2017년 61.7%, 2016년 59.5%).

이와 관련 한 의료계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많아 다른 기관보다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유독 더 신경 쓴 곳"이라며 "감염관리 책임 등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아 경영에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의원은 소아청소년과와 마취통증의학과 등을 필두로 대부분의 과목에서 열이면 열 모두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폭풍이 오기 전이 가장 고요한 법이다"라고 부연했다. 

최근 5년(2016~2020년) 1분기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및 개업 대비 폐업 비율

 

반면, 병원의 경우 1분기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이 가장 낮은 해가 올해다.

병원의 2020년 1분기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67.6%로, 동기간 2019년 77.8%, 2018년 84.6%, 2017년 89.4%, 2016년 87%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병원이 다른 종별에 비해 1분기 경영난이 월등히 좋아졌다고 분석하긴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를 제외하고 최근 5년 동안 요양병원, 의원보다 항상 개업 대비 폐업비율이 높아 경영난이 만성화 된 곳이 병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폐업 수치에만 둘 것이 아니라 개업 수치와 함께 연관지어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체감상 보통 1월과 2월보다는 3월과 4월에 개원을 하는 경우가 매년 많았던 것 같다"며 "코로나19 탓에 폐업 사례가 분명히 늘기도 했겠지만 개업도 많이 줄어 폐업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0년 3월에 개업한 요양기관 수는 256개로 2019년 292개, 2018년 295개, 2017년 331개, 2016년 368개에 비해 적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경영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앞으로 개업은 계속 줄고 폐업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긴급융자 등의 단편적 지원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 한계치에 도달하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 신고를 하는 의료기관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특정한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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