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질병관리본부는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발표하며 ‘우리 국민, 지난 20년간 흡연은 줄고 비만은 늘었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 국내 성인 비만율이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비만 만성유병률이 남성은 1998년 25.1%에서 2018년 42.8%로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은 같은 기간 26.2%에서 25.5%로 별 차이가 없었다. 비만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비만 관리가 요구된다. 

비만의 약물치료 전략의 핵심은 ‘효과’ 못지않게 ‘내약성’에 있다. 비만 약물치료에서 내약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내약성이 좋으면 환자가 지시대로 약물을 잘 복용하게 되므로 순응도도 높아지고 더 나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비만 치료제 복용 중단의 원인으로 ‘비용’, ‘부작용에 대한 걱정’, ‘체중이 감소한 후 약물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을 꼽았다1. 하지만 내약성과 효과가 좋으면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비만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만큼 장기간 체중 감소를 유지하고 요요현상을 막기 위해 약물 치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만 치료의 중재 전략에 도움을 주고자 장기 사용이 가능한 비만 치료제의 효과와 내약성,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를 살펴보았다.


가장 강력한 효과와 내약성의 균형,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 
FDA 승인을 받은 비만 치료제 중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의 비만 치료효과가 가장 높았다. 총 29,01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8개 무작위 임상연구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한 결과이다2.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phentermine/topiramate ER)을 비롯해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날트렉손/부프로피온(naltrexone/bupropion), 로카세린(lorcaserin), 오르리스타트(orlistat) 중, 체중감량 성적만을 놓고 봤을 때, 펜터민/토피라메디트 ER은 초기 체중에서 최대 10.9%가 감소되어,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비만 치료약제 중 가장 강력한 약제임을 입증했다. 

평균체중감소 효과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약 8.8kg, △리라글루타이드 약 5.3kg,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약 4.99kg, △로카세린 약 3.2kg, △오르리스타트 약 2.6kg 였다.

동일 시점에서 체중이 10% 감소한 환자의 비율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54%), 리라글루타이드(34%), 날트렉손/부프로피온(30%), 로카세린(25%), 오르리스타트(20%) 순이었다. 최소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비율은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이 오르리스타트 보다 3.4배 높았고,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보다 2.3배, 리라글루타이드 보다 1.7배 높았다<그림>

눈여겨볼 점은 내약성이다.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중단할 가능성은 리라글루타이드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오즈비 2.95),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이 그 뒤를 이었다(오즈비 2.64). 약물끼리 비교하면,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은 부작용으로 인한 복용 중단율이 리라글루타이드 보다 22% 낮았고,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보다 13% 낮아 내약성이 좋았다.

연구저자는 환자별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여 개별화된 의사의 임상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라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약제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제2형 당뇨병이 있는 비만 환자에서 혈당 개선효과가 우수하다. 그러나 특히 당뇨병 이환 기간이 긴 환자의 경우 저혈당에 대한 글루카곤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리라글루타이드는 저혈당 유발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피하주사 접종을 꺼리는 환자에게는 사용범위가 제한적이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은 만성 알코올 의존증이나 약물 의존증 환자에서는 자살 위험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처방 시 이를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의 심혈관계 안전성
한편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2019년 발표됐다3.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병용,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 펜터민, 토피라메이트를 복용한 기간과 복용 중단 후 기간으로 나누어 주요심혈관질환(MACE; 심혈관 사망, 비치명 심근경색, 비치명 뇌졸중)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가 주요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지 않음을 재확인했다(MACE 발생률비: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병용, 0.57; 95% CI, 0.19-1.78;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 0.24; 95% CI, 0.03-1.70; 펜터민, 0.56; 95% CI, 0.34-0.91; 토피라메이트, 1.58; 95% CI, 1.33-1.87). 

연구방법은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실제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판후 조사이다. 2012년 7월부터 2015년 9월까지 MarketScan 데이타베이스에 등록된 500,000명이 넘는 환자를 포함했다. 다만, 연구자는 복용기간이 짧고, 심혈관질환 발생 건수가 적어서 통계적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내분비학회지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게재됐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의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
종합하여 볼 때, 효과와 내약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 복합제가 비만 치료제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기적이고 환자 중심적 중재전략이 절실한 상황에서 향후 국내 임상결과들이 축적되어 최적의 비만 치료옵션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메디칼라이터부

 

참고문헌
1.PC Lee et al. AFP, 2017;46(7)
2.Rohan Khera et al. JAMA, 2016;315(22):2424?2434
3.ME Ritchey et al. JCEM, 2019;104(2):513-522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