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전부터 강조한 디지털병원 위해 AI 진단·의무기록 음성인식 솔루션 등 도입
환자 안전과 편의 위한 차별화에 중점…의료진 업무 효율성 높이는 효과도 기대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전경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전경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개원 전부터 강조한 디지털혁신 병원으로의 길을 걷기 위해 개원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전 병원에 인공지능(AI)이라는 색을 입히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질환 진단, 의무기록 음성인식 솔루션 등을 도입해 환자 안전과 편의를 위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용인세브란스병원은 환자 바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안면인식 AI 솔루션까지 도입 예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병원 차원 AI 도입해 각종 초 단위 암 진단 가능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영상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루닛의 AI 영상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주요 폐 질환, 유방암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특정 소규모 분야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되던 사례들과 달리 전 병원 차원의 모든 영상에 AI 분석을 시행해 AI 임상활용의 선도적인 실증사례를 이끌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한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엑스레이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와 정도를 색상으로 표기해준다. 

폐 결절, 폐 경화, 기흉을 비롯한 주요 폐 비정상 소견을 탐색하며 정확도가 97~99%에 이른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루닛 인사이트 CXR을 통해 기흉 소견을 확인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조기 침윤성 유방암처럼 유방 촬영기만으로 발견이 어려운 질환도 수십만 건의 사례를 학습한 AI 덕분에 환자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고 진단에 필요한 시간·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유방암 AI 진단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는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은경 2부원장(영상의학과 교수) 주도 하에 루닛과 공동 개발한 기술로, 유방 촬영기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암의 의심 부위를 표시한다.

두 솔루션 모두 별도의 툴이 아닌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진단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환자의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성원 의료정보부실장(영상의학과 교수)은 "AI 진단 솔루션은 의사와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는 만큼 진단 단계에서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면 오진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결점을 잡아내 조기 진단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확한 진단은 환자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지므로 AI 진단 솔루션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지속해서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음성인식으로 어렵고 복잡한 의무기록 손쉽게 적는다

의무기록에 소요되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AI가 덜어줬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영상·병리판독, 입원·처치기록지 작성 등 진료와 관련된 다양한 문서 작업에 뷰노의 AI 기반 자동음성인식(Automatic Speech Recognition, ASR) 솔루션을 도입해 공동 개발하고 있다. 

뷰노메드 딥 에이에스알(VUNO Med-Deep ASR)은 국·영문을 혼용하고 약어를 자주 사용하는 우리나라 진료 환경을 고려해 국내 의료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병리과 의료진이 검체를 육안검색한 내용을 뷰노의 자동음성인식(ASR) AI 솔루션을 활용해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진들이 국·영문 의료용어를 함께 말해도 오류 없이 문서화가 가능하며, 작성된 문서는 음성으로 실시간 수정이 가능하다. 

또한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전자의무기록(EMR)과 같은 전자 의료 시스템에 탑재돼 있어 기록을 시스템에 전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박진영 디지털의료산업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자동음성인식(ASR) AI 솔루션 도입으로 의무기록에 드는 시간이 절반 이상 줄면서 의료진의 진료 외 업무 부담이 감소했다"고 평했다.

즉, 환자 케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더불어 업무 과중에 따른 사고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AI가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과 환자안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바뀜 사고 예방 위해 안면인식 AI 솔루션 도입 예정

이 외에도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검사 시 예기치 못한 환자바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0.001% 이내의 에러율과 약 100만 명의 얼굴로 검증된 이 솔루션은 환자 스스로 휴대폰으로 촬영한 얼굴 사진을 사용해 환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 솔루션을 통해 병원 내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과정에 대해 관련 업체와 공동 연구 중이다. 

특히 안면인식으로 등원체크 하는 단순 적용을 넘어 위험한 검사, 시술 직전 환자의 신원 재확인 및 수술 전 의식이 없는 환자의 바뀜 방지를 위한 재확인 단계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래에서 갑자기 쓰러진 환자의 신원을 확인해 응급조치를 취할 때 활용할 수 있어 한 단계 높은 환자안전을 위한 디지털 병원을 이루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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