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000호 기념 인터뷰] 대웅제약 손찬석 PM

대웅제약 손찬석 PM.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웅제약 손찬석 PM.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본지 1000호 제작을 앞두고 들었다. 2001년 1월 8일 1호부터 시작해 2호, 3호 그리고 1000호. 편집국 기자들 시간과 독자의 시간이 그 어떤 곳에 고스란히 쌓여있는 건 아닐까.

지령 1000호를 맞아 창간부터 지금까지 메디칼업저버가 성장하는 동안 뜨거운 시선으로 봐주고, 때로는 따가운 지적으로 마음을 보내준 독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우리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살고 있다. 요즘은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찾는 건 일도 아닌 시대다. 

하지만 문제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저장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추려내고 기억하는 방법 중 가장 손쉬운 게 '신문 스크랩'이다.

대웅제약 손찬석 PM은 메디칼업저버의 기사를 스크랩하며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활용하는 독자다. 

보다 정확한, 그리고 객관적인 정보

많은 의학 전문지 중에서 그가 본지 기사를 스크랩하게 된 계기는 프로덕트매니져(PM)라는 직업 때문이다. 

PM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상품의 전략을 관리하는 것이다. 의약품을 출시한 이후 고객, 즉 처방의와 환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상품 전략을 세분화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PM은 피드백을 통해 마련한 상품 전략이 시장의 필요에 맞는지, 그 시장의 마켓이 충분히 큰지, 경쟁제품과 비교해 우위가 있는지 등을 먼저 생각하고 그 결과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보다 정확한 근거와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스크랩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제약사 제품은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할 때 임상 데이터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에게는 의약품에 대한 중립적 입장의 데이터가 필수인 만큼 고객들이 필요할 정보를 메디칼업저버를 통해 수집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 데이터가 처방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자주 보게되는 컨텐츠도 학술 컨텐츠일 수밖에 없다.

특히 본지가 중요한 국내외 임상 연구를 '귀신'같이 찾아낸다고. 게다가 맡은 질환 분야가 순환기이다 보니,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의 이름을 볼 때면 오래 전부터 알아온 사람처럼 친숙하단다. 

그는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신문을 활용하다 보니 국내외 임상연구 결과를 다루는 학술면에 집중하고 있다"며 "언론이 중요한 임상 연구나 관련 인터뷰를 중간자적 입장에서 다루는 게 의학 전문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의학 전문지들은 임상연구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약한 게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시기적 이슈에만 집중하다 보니 의학계에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 신속하게 전달하는 게 부족한 것 같아 빠르게 그 소식을 취재해달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언텍트 마케팅 집중

대웅제약 손찬석 PM.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웅제약 손찬석 PM.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의학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주요 임상연구가 발표되고 이를 두고 토론을 펼치는 학회들도 그 변화에 맞춰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코로나19는 국내 제약업계의 마케팅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실 제약산업의 마케팅은 다른 산업군과 큰 차이를 보인다. 생명을 직접 다루는 의약품이다 보니 고객들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큰 계기가 있지 않는 한 마케팅 방법에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도 웨비나, 메신저 마케팅 등이 새로운 툴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코로나19는 세상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보수적인 제약업계도 SNS나 메신저를 통해 마케팅하고 있다"며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객, 즉 처방의들이 오프라인 위주였던 만큼 이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산업군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 툴이 이미 짜여졌기에 새로운 툴을 만들기보다는 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에서는 비대면 마케팅을 선호하고 있어 급격히 바뀌진 않겠지만 점진적인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새로운 마케팅 툴에 고객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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