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수술 전 메트포르민 처방 여부에 따라 수술 후 사망·재입원 위험 분석
메트포르민군 90일 사망 위험 28% ↓…퇴원 후 재입원 위험도 낮아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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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메트포르민이 수술 후 제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예후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는 약물로 떠올랐다.

미국 연구팀이 진행한 후향적 관찰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술 전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은 당뇨병 환자는 처방받지 않은 이들보다 수술 후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이 낮았다.

당뇨병 환자는 수술 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수술 전 혈당 조절을 포함한 모든 의학적 상태를 최적화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이 같은 과정에서 메트포르민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수술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예방적 약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피츠버그의대 Katherine M. Reitz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Surgery 4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90일 사망·재입원 위험, 메트포르민군 28%·14% ↓

일반적으로 동반질환이 있는 성인은 수술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리적 예비능(physiological reserve)이 감소하며 수술 후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가진 항당뇨병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당뇨병 환자가 수술 전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면 수술 후 예후가 개선될 것으로 가정하고,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지 않은 환자들과 수술 후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을 비교했다.

2010년 1월 1일~2016년 1월 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지역병원 또는 대학병원 15곳에 입원해 수술받은 당뇨병 환자는 1만여 명이었다. 연구팀은 수술 전 180일 이내에 메트포르민을 1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군을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군(메트포르민군)으로 정의했다. 연구에서 확인한 메트포르민군은 5962명(59%)이었다. 

전체 환자 중 메트포르민군 2730명,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지 않은 환자군(대조군) 2730명이 연구에 포함돼 성향점수매칭을 통한 분석이 이뤄졌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7.7세로 고령이었고 여성이 53%(2866명)을 차지했다.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4kg/㎡였고, 평균 당화혈색소는 7.1%로 당화혈색소가 비교적 잘 조절되고 있었다. 

연구 종료점은 △수술 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퇴원 후 90일 이내 재입원 △전신염증반응을 나타내는 표지자인 호중구-림프구 비(neutrophil to leukocyte ratio, NLR)로 평가한 수술 전 염증상태 등으로 정의했다. 추적관찰은 2018년 12월 18일까지 이뤄졌다. 

분석 결과, 메트포르민군은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이 낮아 수술 후 예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90일째 사망률은 메트포르민군 약 3%, 대조군 약 5%로, 90일째 사망 위험은 메트포르민군이 대조군 대비 28% 낮았고(HR 0.72; 95% CI 0.55-0.95) 절대 위험 감소율(ARR)은 1.28%로 확인됐다. 

이와 유사하게 5년째 사망률도 메트포르민군이 13%로 대조군(17%)보다 낮아, 메트포르민군이 대조군 대비 생존 혜택을 26% 더 얻을 수 있었다(HR 0.74; P<0.001). 

30일째 재입원율은 메트포르민군 11%, 대조군 13%로 메트포르민군의 재입원 위험이 16% 낮았으며(HR 0.84; P=0.02; ARR 2.09%), 90일째 재입원율도 각각 20%와 23%로 메트포르민군에서 그 위험이 14% 낮았다(HR 0.86; P=0.01; ARR 2.78%). 

아울러 수술 전 평균 NLR은 메트포르민군이 4.5, 대조군이 5.0으로, 염증상태는 메트포르민군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낮았다(P<0.001).

관찰연구만으로 부족…향후 진행돼야 할 추가 연구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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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과 관련 전문가들은 메트포르민이 당뇨병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중지를 모은다. 

Reitz 교수는 "이번 결과는 수술 전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은 당뇨병 환자는 수술 후 사망 또는 재입원 위험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향후 메트포르민과 수술 후 예후의 연관성에 대한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탠포드대학 Elizabeth L. George 교수는 논평을 통해 "수술 전 치료를 통해 수술 후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약물로 베타차단제, 스타틴, 면역영양치료와 함께 메트포르민이 이름을 올릴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동반질환 외의 변수가 수술 후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증명했다. 수술 전 약물 및 보충제 복용으로 수술 후 예후를 최적화하는 치료전략이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George 교수는 수술 전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면 수술 후 예후가 개선되는지를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스타틴 치료와 함께 수술 후 약물을 계속 복용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트포르민과 스타틴은 항염증 효과와 함께 면역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다. 차이가 있다면 메트포르민은 조영제 사용 시 복용을 중단하지만, 스타틴은 중단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 메트포르민군과 대조군의 스타틴 치료율은 각각 70%와 58%로 메트포르민군에서 더 높았지만, 결과 분석 시 스타틴 치료 여부를 보정하지 않았다.

George 교수는 "스타틴을 처방받은 환자를 제외한 하위분석 결과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메트포르민 치료가 수술 후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수술 전에 교정할 수 있는 요인인지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Reitz 교수 연구팀은 일반수술(elective surgery)이 예정된 고령의 비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이 수술 후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지 위약과 비교하는 SPRY(Strategies to Promote Resiliency) 무작위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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