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본지 1000호 제작을 앞두고 들었다. 2001년 1월 8일 1호부터 시작해 2호, 3호 그리고 1000호. 편집국 기자들 시간과 독자의 시간이 그 어떤 곳에 고스란히 쌓여있는 건 아닐까.

지령 1000호를 맞아 창간부터 지금까지 메디칼업저버가 성장하는 동안 뜨거운 시선으로 봐주고, 때로는 따가운 지적으로 마음을 보내준 독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 배 교수는 2000년 초반부터 메디칼업저버와 인연을 맺어온 아주 오래된 독자다. 신문이 가야 할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더 나은 취재를 할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는 독자이기도 하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그는 대한재활의학회 정책이사, 대한임상통증의학회 이사장이다. 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여러 차례 패럴림픽 한국팀 닥터로 활동하는 등 장애인 건강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추진에 앞장선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전문적인 기사…남다른 첫인상에 애독자로

많고 많은 의료 전문지 중 그가 본지를 눈여겨보게 된 이유는 좋은 콘텐츠 때문이었다고. 그는 "2003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근무할 때 메디칼업저버를 처음 접했는데, 다른 신문들과 달라 눈에 띄었다. 기사 내용이 전문적이었고 분야별로 체계화 돼 있어 첫인상이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그는 본지 콘텐츠 중 즐겨찾기를 하는 것이 있을까? 그의 답은 "YES"였다. 다른 진료과 의사들의 임상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전문가 그룹 좌담회가 그것이었다.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토론하는 좌담회도 도움이 되고, 다른 진료과 의사들이 어떻게 진료하는지 엿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의 경우 전문가 좌담회를 통한 임상에 관련된 전문가의 의견을 접할 수 있어 즐겨 읽는다고 했다.  

독자는 현재보다 미래가 궁금하다

오랫동안 본지를 지켜본 그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공격적인 취재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단지 현상을 분석하는 것보다 현재와 과거의 객관적 사실을 갖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

그는 "편집국은 생각의 전환이, 회사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가를 발굴해야 하고, 이들을 취재원으로 하는 미래지향적인 기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이번 코로나19(COVD-19) 이후 국내 의료계의 변화였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환자들의 의료 행태에 변화가 있을 것으고, 이로 인해 의료계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가 메디칼업저버 1000호를 맞아 좋은 기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가 메디칼업저버 1000호를 맞아 좋은 기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특히 감염 분야에서 개인 위생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돼 질병의 양상 변화도 달라질 텐데, 그 변화도 궁금하다고 했다. 또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 반대가 코로나19로 인해 무력해질 텐데, 의료계는 그리고 정부는 어떻게 움직일지를 취재해달라는 것이었다.

"기레기 말고 '기자'가 돼라"

신문과 방송 등에서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기레기'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일간지나 방송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본지 독자들 역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에 주저 없이 기레기라고 댓글을 단다. 

그는 전문지에도 기레기 행태를 보이는 기자들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의사 대부분이 이를 알고 있고 특히 병원 홍보실에 기레기 기자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는 메디칼업저버만이라도 신문의 기본을 잃지 않고 더 적극적인 기자정신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인터뷰 끝자락 인연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인연은 서로 간의 믿음이 아닐까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연은 짧은 인연보다는 오래가는, 서로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긴 인연이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 믿음이 기본으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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