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처분으로 1000억원 매출 타격 불가피...메디톡스, 소송 제기 
보툴리눔톡신 7개 업체 경쟁 체제 과열...선점 누가?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신 3개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금지·허가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식약처는 17일부로 메디톡신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도로고 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행정절차상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 소비자 보호와 사전예방 차원에서 잠정적으로 판매중지를 명령했다. 

또 의료인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련 단체에 즉각적인 사용 중지를 요청,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앞서 식약처는 공익신고로 제보된 메디톡신의 시험성적서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 협조해왔다. 

식약처는 품목허가 취소 이외에도 시험성적서 조작에 따른 제조업무 정지 3개월 등 위반행위에 따른 행정처분도 추가할 계획이다. 

 

매출 타격 불가피한 메디톡스

식약처가 판매금지·허가취소를 추진하는 품목은 메디톡신 50유닛, 100유닛, 150유닛 등 3개 제품이다. 200유닛는 처분을 피했다. 

이들 3개 품목의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50유닛이 57억원, 100유닛 950억원, 150유닛 75억원이다. 

메디톡스는 2016년 12월 완공한 오송 제3공장에서 해외수출 물량과 국내용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100유닛은 전체 생산실적 중 79%를 차지하는 규모다. 

연간 600억원 규모의 보툴리눔톡신을 생산할 수 있는 제1공장에 더해 약 6000억원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제3공장을 구축, 생산능력을 10배 수준으로 키운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메디톡신은 보툴리눔톡신 시장이 커지면서 생산실적도 꾸준히 증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신 100유닛은 2015년 24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313억원, 2017년 742억원, 2018년에는 950억원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메디톡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메디톡스의 영업정지 공시에 따르면 메디톡신은 작년에 8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메디톡스의 전체 매출 2059억원의 42.1%를 차지한다. 

보툴리눔톡신과 필러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메디톡스인 만큼 이번 식약처의 조치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신증권 홍가혜 연구원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에 따른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점유율 하락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홍 연구원은 "특히 제품 신뢰도 및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타격이 예상된다"며 "국내 톡신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제품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락하는 점유율...국내 시장 재편될까
'소송' 제기한 메디톡스 "안전성·유효성 문제 없다"

메디톡스에 대한 식약처의 처분으로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신은 출시 이후 연평균 30% 이상 매출이 뛰었지만, 후발 경쟁사들이 등장하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후발주자들은 메디톡신의 시장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가격인하라는 방법을 택했고, 메디톡신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휴젤에 내주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식약처로부터 보툴리눔톡신 품목허가를 받은 국내 제약사가 7곳으로 늘었다. 메디톡신 사태에 따른 시장 재편을 전망하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에는 메디톡스 이외에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휴젤, 휴온스글로벌 등 국내 제약사가 진출해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입센, 엘러간, 멀츠 등을 포함하면 국내 시장에서 7개 업체가 경쟁하는 것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 종근당, 한국비엔씨, 한국비엠아이 등 자체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수출허가를 받은 업체까지 포함하면 경쟁상대는 더 많아진다. 

메디톡스가 지난해 매출의 60%인 1206억원을 수출에서 달성한 만큼 악재가 겹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메디톡스는 식약처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 및 명령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제품생산 기간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로, 당시 생산된 메디톡신은 오래 전에 소진돼 존재하지 않아 현재 시점에서는 공중위생상 위해가 없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현재 유통 가능한 메디톡신은 2017년 4월 이후 제조된 의약품"이라며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과 2018년 진행된 식약처의 유통 제품 수거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19년 수 차례 진행된 식약처의 특별 약사 감시, 유통 제품의 무작위 수거 검사에서도 유효기간 이내 제품의 안전성·유효성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이노톡스와 코어톡스의 영업 강화로 매출을 보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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