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산업발전위원회 위원
우영메디칼 이종희 연구소장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산업발전위원회 이종희 연구소장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산업발전위원회 이종희 위원
우영메디칼 연구소장

지난 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한국뿐만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1일 감염병 경고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팬더믹(pandemic)을 선언했다.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국경을 폐쇄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별진료소 설치, 드라이브 스루,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사스(SARS) 사태 이후, 질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질병관리본부'가 설립됐다. 2015년 메르스(MERS) 사태를 겪으면서, 빠른 검진과 감염자의 확인을 통한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감염자의 치료를 위한 음압격리병실이 확충됐고, 예방과 위생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빠른 검진을 위해 안전성이 확인된 감염병 체외진단 검사 기기는 별도의 평가 없이 곧바로 건강보험에 등재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사용승인제도 등을 도입했다. 긴급사용승인제도와 같은 제도 도입은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의료 현장에 적용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한 씨젠은 코로나19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공개된 이후, 그 동안 진단 시약을 개발하면서 축적된 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몇 개월이 소요되는 진단키트의 개발을 단 2주만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앞으로 신종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진단키트의 빠른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이용이 활성화될 것이다. 새로운 질병이 발병했을 때, 인공지능을 이용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헤 시약의 면역 반응, 효과, 효능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계속해서 진단키트의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 

빠른 검진을 통한 감염자의 확인과 격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병원 내에서의 감염을 우려해 병원의 방문을 꺼리고 있다. 

자가 격리된 환자는 병원을 방문할 수도 없고, 다른 질병이 있는 환자들도 병원 내에서의 감염이 무서워 병원의 방문을 꺼리고 있다. 

의료인 또한 환자로부터의 감염을 걱정하고 있어, 환자 대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와 같은 방법을 고안하게 됐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감염병 전파 막기 위한 원격의료의 필요성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야만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감염병이 유행할 경우,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어려워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만약 사람 간을 접촉을 최소화한다면, 사람의 타액과 사람 간의 접촉으로 전파되는 코로나19와 같이 바이러스의 병원 내 감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정과 병원, 병원과 병원 간의 원격 진료 서비스 체계가 갖춰져 있다면, 병원을 방문하기 이전에 원격 진료를 통해 병을 진단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병원의 방문을 줄여줄 것이다. 즉, 병원 내의 감염병 전파를 줄이고, 의료인의 안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원격 진료는 많은 국가에서 실행 중인 의료 시스템으로, 원격 진료를 통해 대면 진료를 줄이고 있다. 

감염병으로부터 환자와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원격 진료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 원격 진료의 실행을 위해서는 원격 진료와 관련된 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원격 진료를 위한 의료 시스템, 의료기기, 데이터의 공유와 보안 등의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약국 앞에서 길게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사람들 모두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의 위생 용품을 사기 위해서이다. 

이는 개인들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의료인 또한 환자를 진료하면서 환자로부터의 감염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으면, 환자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한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간단하게는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 및 사용 중 주사바늘에 찔려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일회용 안전 주사기 등을 감염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병원 내 공기 중에 떠도는 바이러스 및 세균 등을 제거하는 공기 살균기의 사용과 병원을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소독하는 소독 로봇 등을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 또한 살균 기능이 있는 원재료를 개발해 일회용 제품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WHO보다, 캐나다의 인공지능 기반의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 블루닷(BlueDot)이 먼저 예견했다. 

블루닷은 언론 보도나 동식물 질병 네트워크 등의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후, 중국 내의 감염 위험을 사전에 파악했다. 감염병을 감지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제공된다면 블루닷처럼 인공지능을 이용해 병원 내의 감염병 확산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병원에서 발생하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병원 내의 의무기록을 감염 관리 실무자가 조사하고 있다. 앞으로 응급실, 수술실, 병실 등에서 매우 많은 환자의 데이터가 전자의무기록으로 모이면 감염 관리 실무자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스템을 활용해 병원내 감염을 예방하게 될 것이다.  

과거 병원 설계에서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은 단위 면적당 저비용, 신기술의 도입, 간호 처치의 효율성을 고려한 동선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병원 내 감염을 예방을 위한 진료와 처치 공간을 확보하는 병원 설계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즉 환자들과 방문객, 병원 직원들까지 감염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보호받는 병원으로 진화하게 되고 이와 관련된 의료기기와 의료용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감염 예방을 위한 병원 동선의 변화뿐만 아니라, 감염병으로 병실이 부족할 때, 병원 간 환자 이동의 원활을 위해 병원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 상태를 서로 교환하기 위한 병원 및 환자관리체계가 강화될 것이다.이를 위해 병원 간의 네트워크, 전문가 자문 시스템, 환자 의뢰 및 이송 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의료전산 정보의 표준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의료기기 업계, 앞으로를 준비해야

아직 코로나19를 완벽하게 막지 못한 현 시점에서 그저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의료기기 기업들은 정부를 도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휴일 없이 마스크 등의 방호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 회사의 이익보다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해 다른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진단키트의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는 기업, 이들 제품의 빠른 승인을 위한 제도를 정비한 정부, 의료인이 부족한 대구로 자진해서 달려가는 의사와 간호사들, 이들이 모두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자기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예방과 위생의 강화, △현장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가속화, △전염병에 대비한 의료 체계로 의료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다. 우리 의료기기 기업들은 이들 변화에 맞추어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좀더 감염을 줄일 수 있는 의료기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와 개발 기반 확립, 빠른 제품의 허가와 사용을 위한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 등이 코로나19 상태 이후에 의료기기 기업이 나아갈 방향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