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사용자, 금연 대신 연초까지 같이 피울 확률 커
'이중 사용자'는 소변 내 니코틴, 발암물질 등 연초 단독 사용자와 유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전자담배가 금연에 돕는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최근 보건당국은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금연 대신 연초(궐련) 담배까지 같이 피워 '이중 사용자'가 될 경향이 높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중 사용자의 니코틴 의존도나 발암물질 등은 일반 담배 사용자와 유사하다고 밝히면서 전자담배가 금연 또는 건강에 더 좋다는 인식을 깨트린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최근 신종 전자담배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흡연자들이 금연 등의 이유로 신종전자담배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궐련과 함께 신종전자담배를 혼용하는 흡연행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 본부장은 "신종 전자담배도 연초와 유사한 수준의 중독성이 있고, 궐련과 신종전자담배를 혼용하는 경우 발암물질 노출 등 건강위해 측면에서도 궐련과 유사하므로 금연클리닉, 금연치료 등을 통한 올바른 금연 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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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를 통한 금연은 '그림의 떡'?

복지부는 이날 2019년 흡연자들의 흡연행태 변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순천향대학교 김성렬 교수가 이끈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상황에서 흡연자들의 흡연행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담배사용 유형별로 흡연자들의 생체지표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수행됐다.

설문조사는 만 19세 이상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담배사용 유형별로 구분해 총 3004명을 모집해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 실시했다. 

연구팀은 흡연자를 ▲연초,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각각 단독 피우는 '단독 사용'군 ▲연초+궐련형 전자담배, 연초+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이중 사용'군 ▲연초+궐련형 전자담배+액상형 전자담배 피우는 '삼중 사용'군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작년 3~4월에 1차 설문조사 실행한 후 5개월 동안 779명 대상으로 담배사용 유형 변화를 재조사했다. 그 결과, 1차 조사 시 보다 2차 조사 때 연초 또는 전자담배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감소했다. 실제로 수치를 보면 단독 사용군은 1차 조사에 371명이었지만 2차 조사 시 223명으로 줄었다.

아울러 연초 단독 사용자의 약 28%는 궐련과 전자담배를 혼용하는 전자담배 흡연행태로 전환했고, 특히 연초,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를 함께 혼용하는 삼중 사용자는 1차 조사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삼중 사용자는 1차 조사 시 146명에서 2차 조사 시 311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의존도를 줄이지도 않았다.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연초(3.5±2.1점), 궐련형 전자담배(3.2±1.8점), 액상형 전자담배(2.9±1.8점) 단독 사용자 간 니코틴 의존도는 차이가 없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832명을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발암물질 노출을 대변하는 소변 내 생체지표를 측정한 결과, 담배사용 모든 유형의 코티닌 등 생체지표 농도의 수준이 비흡연자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의 니코틴, 코티닌, OH-코티닌 등 생체지표의 농도는 궐련 단독 사용자와 유사했다.

궐련을 포함하는 이중, 삼중 사용자의 경우, 발암물질(NNK) 노출지표인 NNAL을 포함한 니코틴, 코티닌, OH-코티닌 등 생체지표 수준이 궐련 단독 사용자와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COVID-19) 감염증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추가해 관리를 강화해 나가기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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