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성모·마산·대전보훈병원 등 간호사 확진판정
간협, 전담병원 근무 간호사 대상 원인 파악
신경림 회장,"적정 인력배치, 휴식여건 제공 정부가 나서야"

▲대구가톨릭대병원 코로나19(COVID-19) 의료 현장.
▲ 코로나19(COVID-19) 의료 현장.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계없음)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의사가 사망한 데 이어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들이 잇달아 감염되면서 의료계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간호협회가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잇달아 감염되는 원인을 초고강도 노동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는 7일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간호사 잇단 감염과 관련해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을 긴급히 파악했다고 밝혔다.

간협에 따르면 지난 5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된 데 이어 마산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에도 대구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대전보훈병원 소속 간호사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간호사 감염이 연속되자 대한간호협회가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을 파악했다.

간협은 코로나19 간호 현장의 초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과 이에 따른 집중력 저하,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광역시의 코로나19 전담병원 A 간호사는  "D레벨의 방호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기본적인 감염예방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며 "극심한 피로누적이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감염 예방의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 내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역시 피로에 따른 안전부주의가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북 B 간호사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으로 들어갈 뻔 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다보니 대부분 간호사들이 지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산 지역의 코로나19 병원 간호사 역시 "격리병동에 투입돼 한달 넘게 근무하면서 몸이 파김치가 됐었다"며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이 상태가 이어지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고 토로했다.

감염 예방 장비 재사용도 간호사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자원 봉사를 했던 간호사는 "파견 초기 레벨D 방호복을 재사용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이 많았다"며 "마스크도 장시간 착용하고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마스크가 젖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병원 감염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간호사 감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구 지역의 또 다른 간호사는 "환자를 아직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 모두가 같은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 병원 내 현실" 이라며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간협은 간호사들의 높은 피로도가 감염 노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의료기관 내 적정 간호사 인력 배치와 안전하고 충분한 휴식 여건 제공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근무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감염으로부터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간호사 적정 인력 배치가 안 되는 이유는 절대적 간호사 수의 부족이 아닌 수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간호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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