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 2020] REVITA-2, 십이지장 점막 재상피화(DMR) 치료 효과 샴시술과 비교
DMR군, 12주째 공복혈당 감소…인슐린 저항성·췌장 베타세포 기능 개선 나타나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0)가 지난달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6월로 연기됐다. ENDO 2020은 6월 8~22일 온라인 강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0)가 지난달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6월로 연기됐다. ENDO 2020은 6월 8~22일 온라인 강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내시경 시술인 십이지장 점막 재상피화(duodenal mucosal resurfacing, DMR)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작위 샴시술 대조군(sham-controlled) 임상 연구로 진행된 REVITA-2 결과에 의하면, DMR을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는 공복혈당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0)에서 발표될 계획이었으나, 학술대회 연기로 1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Virtual News Conference)에서 공개됐다.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Endocrine Society 특별 부록에 실렸다.

당뇨병 초기 단계에 발생하는 십이지장 점막 과형성(duodenal mucosal hyperplasia)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십이지장 점막 과형성은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대사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잠재적인 치료 목표로 지목된다. 

Revita®로 불리는 DMR은 침습을 최소화한 새로운 내시경 시술로, 십이지장 점막 표피를 열수로 절제(hydrothermal ablation)한다. 이를 통해 병적인 세포들로 구성된 표면조직을 사멸시키고 새롭게 정상적인 세포로 구성된 점막재생을 유도한다. 이 시술은 미국 프랙틸 래보라토리스(Fractyl Laboratories)사가 개발했다.

DMR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REVITA-1 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24개월째 당화혈색소를 등록 당시보다 1% 낮추고 간 관련 바이오마커를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이와 함께 12개월째 평가한 환자 만족도가 좋았고 시술로 인한 후기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REVITA-2 연구는 DMR의 치료 혜택이 나타나는 인슐린 민감도 메커니즘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십이지장 점막이 대사적 항상성과 인슐린 민감도를 조절하는 대사적 신호전달 중추임을 설명하는 슬라이드. (사진=ENDO 2020 Virtual News Conference 유튜브 영상 캡쳐)
▲십이지장 점막이 대사적 항상성과 인슐린 민감도를 조절하는 대사적 신호전달 중추임을 설명하는 슬라이드. (사진=ENDO 2020 Virtual News Conference 유튜브 영상 캡쳐)

DMR 또는 샴시술 전과 치료 12주째에 식사부하검사(mixed-meal tolerance test, MMTT) 받은 환자 70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DMR 치료군(DMR군)은 35명, 샴시술군은 35명으로, MMTT 결과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공복혈당은 DMR군이 41mg/dL 감소했으나 샴시술군은 15mg/dL 감소에 불과했고, 이로 인해 DMR군의 혈당 수치가 샴시술군보다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3).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 공복혈당이 높아지는데, 이를 비춰보면 DMR이 인슐린 저항성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DMR 시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할 수 있었고, 그 근거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을 평가하는 C-펩타이드 수치가 향상됐으며 식후 글루카곤 분비가 감소했다. 

결과를 종합하면 DMR은 광범위한 대사적 혜택이 있으며, 십이지장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중요한 치료 목표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King's Health Partners의 David Hopkins 박사는 "십이지장 점막은 당뇨병 발생 초기에 두꺼워지며 호르몬 신호 전달의 변화를 유도해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요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DMR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십이지장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중요한 치료목표임을 확인했다"면서 "DMR은 약물요법만으로 질병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없거나 대사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비약물적 치료전략에 관심 있는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Joel Zonszein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량보다는 장내 신경호르몬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DMR은 비만대사수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향후 이 시술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더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지 평가하는 대규모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랙틸 래보라토리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Harith Rajagopala 박사는 "REVITA-1 연구를 통해 DMR의 치료 혜택이 최소 2년간 지속됨을 확인했다"며 "DMR은 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시술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이 시술을 반복해서 진행해야 하는지와 어떤 환자군에서 얼마나 시행해야 하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DMR은 유럽에서 승인받았으나 미국에서는 아직 허가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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