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 수술 후 뇌손상, '병원 책임 40%' 판결
지방흡입 수술 후 뇌손상, '병원 책임 40%' 판결
  • 전규식 기자
  • 승인 2020.04.01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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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설명의무 위반 일부 인정…손상원인 관련 피고주장 참작
재판부, 증거인멸 의혹 관련 "주요증거 방치 상식적 이해불가"
이미지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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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전규식 기자] 20대 환자가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결과 사지마비, 언어장애 등 뇌 손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법원이 병원 측 손해배상책임을 40% 수준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냈다.

병원 측이 의사로서의 관련 설명 의무를 다 했다고 볼 수 없어 책임을 인정하지만, 뇌 손상 원인이 환자 측 주장과 달리 의료진이 통제할 수 없는 지방색전증이 이유일 수 있는 점이 참작된 결과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20대 환자 A씨와 그의 부모가 B성형외과를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주문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해당 성형외과는 A씨에게 5731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 2013년 A씨는 B성형외과에서 팔뚝 부위 등에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 했다.

의식을 회복한 후에는 사지마비, 언어장애, 지적장애 등 뇌 손상과 관련된 후유증이 나타났다.

A씨 측은 해당 병원이 마취와 수술 전에 혈액 검사를 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신마취의 필요성 및 위험성, 지방흡입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의사로서의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고도 밝혔다.

반면 B성형외과는 A씨의 뇌 손상이 혈액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방흡입술 전에 실시되는 혈액 검사는 환자의 체질적인 소인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술 후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출혈 경향을 검사하는 것이 목적인데 A씨의 뇌 손상은 지방색전증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A씨 측이 제기한 설명 의무 위반 의혹에 대해선 진료 기록부에 수술 전 의료진이 출혈, 감염, 지방색전증 등의 발생 가능성을 설명한 사실이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관련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선 응급상황을 조치하느라 수술 기록지를 늦게 작성했고 보안 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수술실 CCTV 영상이 불가피하게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방색전증이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을 고려하며 병원 측의 설명 의무 위반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진료 기록부에 출혈, 감염, 지방색전증 등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이런 기재만으로 A씨가 해당 의료 행위를 받을지에 대해 판단할 만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의 무산소성 뇌 손상이 피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지방색전증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손해배생책임을 40% 수준으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선 "수술실 CCTV 영상이 이 사건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됨에도 피고들이 아무런 의도 없이 영상이 폐기되는 걸 방치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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