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0] 알리로쿠맙·에비나쿠맙, HoFH 환자 대상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 결과 발표
알리로쿠맙 12주째·에비나쿠맙 24주째 LDL-C 감소…이상반응으로 치료 중단 환자 없어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 홈페이지 캡쳐.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 홈페이지 캡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는 두 가지 치료제가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에서 빛을 발했다.

주인공은 PCSK9 억제제 '알리로쿠맙(제품명 프랄런트)'과 안지오포이에틴 유사단백질3(ANGPTL3)을 억제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 '에비나쿠맙'이다.

알리로쿠맙과 에비나쿠맙은 LDL-콜레스테롤 조절이 어려운 HoFH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지를 받았다. 

HoFH은 LDL 수용체의 유전자변이로 인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극희귀질환으로, HoFH 환자는 일반인보다 LDL-콜레스테롤이 4~8배 정도 높다고 보고된다. 이로 인해 HoFH 환자는 지질저하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조기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치료옵션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두 연구 결과는 28~30일 온라인 강의로 진행된 ACC 2020에서 30일에 공개됐다. 

알리로쿠맙, 위약보다 12주째 LDL-C 36% 낮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 Dirk Blom 교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 Dirk Blom 교수.

알리로쿠맙은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위약 대비 약 36% 낮추는 효과가 입증됐다. 

ODYSSEY HoFH로 명명된 이번 연구에는 HoFH 환자 69명이 모집됐다. 이 연구는 HoFH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ODYSSEY HoFH 연구는 알리로쿠맙이 임상적 또는 유전적으로 진단된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지질저하제 또는 지질분리 반출법을 받지만 LDL-콜레스테롤이 70mg/dL 이상인 18세 이상의 HoFH 환자가 연구에 포함됐다. 이들은 알리로쿠맙군(150mg 2주 1회 투약, 45명)과 위약군(24명)에 2:1 비율로 무작위 분류돼 12주간 이중맹검 치료 기간을 가졌다. 이후 연구는 오픈라벨로 전환됐고, 전체 환자군에게 알리로쿠맙 150mg을 2주 1회 투약했다. 

등록 당시 평균 LDL-콜레스테롤은 알리로쿠맙군 295mg/dL, 위약군 259.6mg/dL였다. 두 군 모두 95% 이상이 스타틴을 복용 중이었고, 고강도 스타틴(매일 아토르바스타틴 40~80mg 또는 로수바스타틴 20~40mg 복용)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각각 84.4%와 87.5%로 조사됐다. 

최종 결과, 1차 종료점으로 설정한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LDL-콜레스테롤은 알리로쿠맙군이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2주째 알리로쿠맙군의 LDL-콜레스테롤은 등록 당시보다 26.9% 감소했으나(62.8mg/dL 감소), 위약군은 8.6% 증가했다(8.9mg/dL 증가). 두 군간 LDL-콜레스테롤 변화율 차이는 35.6%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001).

12주째 평가한 다른 지질인자도 알리로쿠맙군이 위약군보다 △총콜레스테롤 26.5% △아포지단백B(ApoB) 29.8% △비HDL-콜레스테롤 32.9% △지단백(a)(Lp(a)) 28.4% 유의하게 감소했다(모두 P<0.0001). 

이와 함께 12주째 LDL-콜레스테롤이 등록 당시보다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알리로쿠맙군 57.1%로 절반 이상이었지만, 위약군 4.2%에 불과했다. LDL-콜레스테롤이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알리로쿠맙군이 26.7%로 조사됐으나 위약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중맹검 치료 기간에 확인된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TEAE) 발생률은 알리로쿠맙군 44.4%(20명), 위약군 50%(12명)이었으나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사망 또는 TEAE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 Dirk Blom 교수는 "알리로쿠맙은 통계적·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결과는 지질분리 반출법을 받는 환자를 포함한 모든 하위군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알리로쿠맙은 위약과 비교해 뚜렷한 안전성 차이가 없었고 내약성도 좋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HoFH 환자에게서 확인한 알리로쿠맙의 LDL-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는 고강도 스타틴과 다른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레파타)에 대한 HoFH 대상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며 "최대 내약용량 지질저하제와 함께 알리로쿠맙을 투약하면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에비나쿠맙, 24주째 LDL-C 절반가량 조절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Frederick Raal 교수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Frederick Raal 교수.

LDL 수용체와 독립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에비나쿠맙도 HoFH 환자에게 효과적이자 안전한 치료제로 등극했다.

HoFH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결과, 에비나쿠맙은 24주째 LDL-콜레스테롤을 절반가량 낮출 수 있었다.

연구에는 스타틴,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등 지질저하제를 최대 내약용량으로 투약하거나 지질분리 반출법을 받았지만 LDL-콜레스테롤이 70mg/dL 이상으로 조절되지 않는 12세 이상의 HoFH 환자 65명이 등록됐다.

전체 환자군은 에비나쿠맙군(15mg/kg 4주 1회 투약, 43명), 위약군(22명)에 무작위 분류돼 24주 동안 이중맹검으로 치료받았다. 등록 당시 평균 LDL-콜레스테롤은 에비나쿠맙군 259.5mg/dL, 위약군 246.5mg/dL였고, 평균 나이는 각각 44.3세와 36.7세였다. 

1차 종료점으로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LDL-콜레스테롤 변화율을 비교한 결과, 에비나쿠맙군은 47.1%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1.9% 상승했다. 즉 에비나쿠맙군은 위약군보다 LDL-콜레스테롤을 상대적으로 49% 더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P<0.001).

이어 2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24주째 LDL-콜레스테롤의 절대 수치 변화는 에비나쿠맙군이 등록 당시보다 134.7mg/dL, 위약군이 2.6mg/dL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군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001).

24주째 LDL-콜레스테롤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에비나쿠맙군 83.7%, 위약군 18.2%였고(P<0.0001), 50% 이상 조절된 환자는 각각 55.8%와 4.5%였다(P=0.003). LDL-콜레스테롤이 100mg/dL 미만으로 조절된 환자는 각각 46.5%와 22.7%로 파악됐다(P=0.020). 

아울러 24주째 평가한 에비나쿠맙군의 다른 지질인자도 위약군보다 △총콜레스테롤 48.4% △ApoB 36.9% △비HDL-콜레스테롤 51.7% △중성지방 50.4% 감소했다(모두 P<0.0001). 단 Lp(a)는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에비나쿠맙군 1.9% 감소; P=0.7906).

안전성 평가에서 확인한 TEAE 발생률은 에비나쿠맙군 65.9%, 위약군 81%였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에비나쿠맙군에서만 4.5%로 보고됐다. 단 에비나쿠맙군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은 치료제와 관련되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상반응으로 사망하거나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Frederick Raal 교수는 "임상 3상 결과, 에비나쿠맙은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상당히 낮출 수 있었고 내약성도 좋았다"며 "에비나쿠맙은 다양한 지질저하제와 지질분리 반출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이 목표치로 조절되지 않는 HoFH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는 치료제의 장기간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며 "에비나쿠맙의 안전성은 이번 이중맹검 연구에 이어 추후 진행되는 오픈라벨 치료 기간에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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