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요즘 인사는 팔꿈치로 해야죠"

얼마 전 일이다. 오랜만에 만난 취재원에게 반가운 마음에 악수를 하려던 참이었다. 취재원의 농담 섞인 질타에 속으로 '아차' 싶어 손을 거뒀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불안감에 주변에서 들리는 잔기침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늘 하던 가벼운 접촉은 이른바 '비매너'가 됐다. 

불편하고 어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느덧 일상이 됐다. 

저녁 모임은 사라진지 오래고 전파에 대한 염려 때문인지 동료들과의 식사자리도 준 것 같다.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요한 조치다. 경계를 단단히 하는 노력을 부단히 한다면 언젠간 극복될 테니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자연스러웠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장담은 못하겠다.

흑사병 차단을 위해 헨리6세가 볼키스를 금지한 것을 계기로 인사법이 악수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코로나19를 계기로 비접촉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눈인사가 악수를 대체할 것이란 농담도 하곤 한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면 감염병 전파라는 불안요인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지만, 물리적 거리감이 낳는 심리적 장벽이 발생한다. 

거리를 두는 게 안전은 보장해주지만 서로가 거리를 두는 사회는 이전보다 분명 더 차갑고 고립될 수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고통받는 곳이 국내 제약영업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대면영업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 때문일까. 한켠에선 국내사의 대면영업이 재개되고 있다. 

한 국내사는 이번 주부터 대구경북 지점을 제외한 지역 영업사원들의 재택근무를 종료했다. 일부 폐쇄된 의료기관은 제외되긴 했지만 대다수의 영업사원들에게 활동 시작을 알린 셈이다. 

이 제약사는 코로나19가 종식됐을 때를 대비해 거래처의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최소한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사의 영업방식은 '관계'를 중시해왔던 만큼 최소한의 영업이라는 건 실체가 있을리 만무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회적 거리두기 잊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사의 영업전략은 바뀔 때가 됐다. 신약개발을 위한 회사의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거래처 의사들에게 매일 얼굴도장 찍고 심부름 해주면서 처방을 바랄 게 아니라 제품의 경쟁력과 처방이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무기로 삼아야 한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매번 '근거중심 마케팅'을 이야기하는 XX제약사 만큼이라도 말이다. 

전환기가 왔다는 걸 눈 앞에 두고도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회사 이름에서 '제약'을 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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