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변정식·김남국 교수팀, 1만여 개 대장용종 이미지 학습한 인공지능개발
평균 진단정확도 81.8%로 내시경 전문의 84.8%와 단 3% 차이

[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국내 연구팀이 대장내시경 영상에서 용종의 양성, 악성 등을 판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변정식(소화기내과)·김남국(융합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의 용종의 병리진단을 예측한 대장내시경 영상 판독은 평균 진단정확도가 81.8%로, 내시경 전문의의 84.8%와 비슷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왼쪽부터)

향후 이 인공지능 모델을 임상에 활용한다면 대장내시경 전문의의 경험과 지식을 보완해 불필요한 조직검사는 줄고 대장용종과 조기대장암 진단확률은 높아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대장용종 624개가 촬영된 영상 1만 2480개를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후 새로운 대장용종 총 545개가 촬영된 영상으로 두 차례의 판독 테스트를 진행해 인공지능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테스트 영상에 포함된 대장용종의 병리진단은 △거치상 용종 △선종성 용종 △점막하층까지 깊게 침범한 암 등 다양했다. 첫 테스트 결과, 인공지능의 병리진단은 전체 용종의 81.3%를 정확히 분류했다. 진단 확률은 선종성 용종 84.1%, 거치상 용종 82.1%, 점막하층까지 깊게 침범한 암은 58.8% 순으로 높았다.

선종성 용종은 5~10년 후 대장암으로 진행돼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게 원칙이지만 작은 거치상 용종의 일부는 내시경 절제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인공지능이 거치상 용종을 정확히 진단했다는 것은 불필요한 용종절제술을 할 가능성을 낮췄음을 의미한다.

점막층이나 얕은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조기대장암은 내시경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깊은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조기대장암은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조기대장암의 침범 깊이도 정확히 감별해 의료진의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 진단정확도는 82.4%로 첫 테스트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두 차례의 테스트 결과, 인공지능의 평균 진단정확도는 81.8%로 내시경전문의 84.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내시경 시행 경험이 6개월 이하인 수련의가 인공지능을 영상판독에 활용한 경우 평균 진단정확도는 83.4%로, 단독으로 대장용종 병리진단을 추정했을 때인 67.8%와 비교해 향상된 수치를 보였다. 

대장용종 병리진단을 정확히 예측해야 내시경 절제, 수술 제거 등 용종의 치료법을 결정할수 있다. 인공지능은 경험이 충분치 않은 내시경 수련의의 판단을 보조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변정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대장내시경 결과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인공지능으로 진단정확성을 높이면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고 환자에게 용종의 병리진단에 맞춘 최적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교수는 "소화기내시경분야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인공지능을 다양한 내시경분야에 확대적용하고 기술을 고도화해 임상 의사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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