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박성수 교수팀 연구결과...항역류 수술치료, PPI 대비 비용효과↑
NECA 공명서 내·외과 학회 공동합의문 발표 "항역류 수술, 대안될 수 있다"
내과 학회·개원가 반박 목소리 제기 "무분별한 수술치료, 위험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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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정윤식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의 위식도역류질환에 약물 처방이 아닌 수술적 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합의문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NECA는 최근 국내 연구를 통해 일부 환자에게서 항역류 수술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하지만, 현장에서는 동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중증 GERD, 항역류 수술이 비용효과↑

NECA는 이달 초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게 수술 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를 주제로 NECA 공명을 열고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공동합의문 작성에는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소속 위식도역류질환연구회, 대한위암학회 산하 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가 참여했다. 

이번 원탁회의는 NECA가 주관했던 보건복지부 사업인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비교 및 경제성 평가(2018)' 연구가 기반이 됐다. 

이번 연구는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항역류수술과 PPI 약물 치료를 비교대안으로 삼고 효용가치(Utility Value)와 생존연한을 함께 고려한 QALY(Quality Adjusted Life Years)를 효과값으로 비용효과분석이 시행했다. 

수술치료는 건강보험 수가 항목 내의 식도근절개술, 식도항역류수술, 분문성형술이, PPI 제제는 오메프라졸, 란소프라졸, 판토프라졸, 라베프라졸, 에소메라졸이 포함됐다. 

의료비용은 환자 본인부담비용을 포함해 치료 시 사용된 전체 비용이 포함됐고, 간병비, 시간비용 등은 불확실성이 포함될 수 있어 제외됐다. 

분석기간은 항역류수술의 충분한 치료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평생으로 했고, 분석 주기는 1년으로 설정했다. 

중증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의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약물치료와 항역류수술치료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9년 분석기간 동안 1인당 기대비용은 약물치료군이 952만 1160원, 수술치료군이 930만 6732원으로 약물치료군이 21만 4428원이 더 소요됐다. 분석기간을 평생으로 가정하면 1인당 413만 4788원의 비용 차이가 났다. 

QALY를 이용해 효과분석을 했을 때는 9년 분석 기간에는 약물치료군의 QALY가 5.47, 수술치료군은 6.54로 1.10QALY 더 높았다. 평생 기간에는 수술치료군이 1.90QALY 더 높았다. 

분석기간 9년차부터 항역류수술치료는 PPI 약물치료보다 비용효과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항역류수술치료는 PPI 약물치료보다 비용이 낮고 효과가 우월한 치료 대안으로 분석됐다"며 "비용, 효과, 전이확률에 대한 결정론적, 확률론적 민감도 분석 모두에서 수술치료는 약물치료보다 비용이 작고 효과가 높은 절대우위(Dominate)의 치료 대안으로 확인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공동합의문에도 PPI 약물이 위식도역류질환 초치료 및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항역류 수술도 최근 국내 연구를 통해 일부 환자에게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항역류 수술은 내시경 등 객관적 검사를 통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확진된 환자 가운데 ▲PPI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장기적인 약물 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수술을 원하는 환자 ▲PPI 약물 치료로 증상이 완전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 등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장기적인 약물치료의 유용성과 비용·효과 분석, 수술 적응증 확대 등에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치료 옵션은 많아졌지만...공동합의문 두고 엇갈리는 의료계

공동합의문을 두고 의료계는 의견이 분분하다. 

의료계는 항역류수술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항역류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군, 그리고 이 수술이 국내서 보편화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양대병원 이항락 교수(소화기내과)는 "최근 골다공증 등 PPI 제제의 합병증 이슈가 불거진 만큼, 항역류수술을 통해 PPI 제제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항역류수술이 보편화된 치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학 교과서나 논문에 실려 있는 치료법이지만 항역류수술 자체가 외국에서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국내에는 대상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오랫동안 PPI를 복용해도 위식도역류질환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라면 항역류수술을 시행해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공동합의문 작성에 동참한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도 이에 공감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술적 방법이 있음에도 국내서는 덜 알려진 상태지만, 적절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학회 위식도역류질환연구회 이상길 위원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은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우리나라는 매우 적기에 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해 나간다면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에서 합의문을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환자에게 치료를 위한 선택지를 하나 더 주고자 하는 취지인 만큼 합의문 과정에 개원가나 환자단체 등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내용에 대한 반발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개원가는 장기적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수술을 원한다는 이유로 약물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환자에게 치료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식의 합의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조성균 보험이사는 "극단적인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약물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에겐 굳이 수술까지 진행할 필요는 없다"며 "항역류수술은 섭식장애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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