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루카스트·프란루카스트 등 항류코트리엔제 시장 성장 거듭 
FDA, 신경정신병 사건 발생 위험 '블랙박스 경고'...식약처도 조치 고민 중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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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블랙박스 경고가 성장을 거듭하는 항류코트리엔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식 입장은 아직이지만, 여러 사안을 검토해 향후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인 만큼 국내 의료진의 처방 패턴에도 변화가 있을지도 시선이 모인다. 
 

FDA, 싱귤레어 '신경정신병 사건' 부작용 경고 

최근 FDA는 싱귤레어의 신경정신과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최고 수준인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로 격상했다. 블랙박스 경고는 약물 제품 포장에 눈에 잘 띄게 부작용 내용을 검은색 띠로 둘러치는 것으로, 최고 단계의 부작용 경고다. 

싱귤레어 제품설명서에는 2008년 이후 우울증, 초조, 수면장애, 자살 생각, 자살 기도 등과 같은 신경정신과적 부작용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문이 들어있다. 

FDA에 따르면 몬테루카스트 복용에 따른 신경정신과 부작용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08년 이후 일부 심각한 부작용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와 의사가 이 같은 부작용 위험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게 FDA의 설명이다. 

FDA는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환자 중 증상이 가벼운 경우 몬테루카스트 처방을 피하도록 권고했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워 다른 약물로 대체가 가능한 환자의 경우 몬테루카스트 복용의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FDA는 "이번 조치를 통해 환자와 의료인들이 관련 정보를 인지한 가운데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항류코트리엔제 시장
식약처 결정에 미칠 영향...제약업계·의료계 의견 양분 

 

현재 국내 항류코트리엔제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최근들어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오염에 따라 천식, 알레르기비염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몬테루카스트 성분 의약품 중에서는 MSD 싱귤레어가 지난해 340억원이 처방되면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싱귤레어는 2017년 313억원에서 2018년 331억원으로 5.8% 처방이 늘었고,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7% 처방이 증가했다. 

다음으로 씨제이헬스케어 루키오가 117억원, 한미약품 몬테잘 6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항류코트리엔제 성분인 프란루카스트에서는 삼아제약 씨투스가 142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특히 씨투스는 2017년 73억원에서 2018년 114억원으로 56.2%의 성장률을 보였고, 2019년에는 전년대비 24.6% 처방이 증가하면서 연평균 40.4% 증가율로 나타났다. 

이외에 동아에스티 오논이 37억원, SK케미칼 프라네어 26억원, 유한양행 프라카논 19억원 순이었다. 

국내 시장상황이 이런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치가 시장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식약처 관계자는 "FDA가 내린 이번 조치의 배경과 근거자료, 국내에서의 부작용 현황,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허가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FDA가 취한 조치처럼 블랙박스 경고 수준의 단계는 없다. 하지만 식약처가 조치가 필요하고 판단하면 안전성 서한 배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의료계는 처방 패턴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FDA의 조치는 지난 2008년부터 포함된 내용인 만큼 새로운 부작용이 발견된 게 아니라는 이유다. 

상계백병원 김창근 천식알레르기센터장(소아청소년과)은 "새로운 이상반응이 추가된 게 아닌 2008년부터 포함된 이상반응을 의료진과 환자들이 지금보다 잘 인지할 수 있도록 강조한 것 뿐"이라며 "국내 의료계에서는 관련 부작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몬테루카스트 성분의 안전성이나 유효성에는 변화가 없기에 처방 패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약업계는 식약처가 그동안 FDA의 결정과 궤를 같이 해온 만큼 만일 새로운 안전성 서한이 배포되면 처방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몬테루카스트 성분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서한이 새롭게 배포되면 어느 정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의약품 처방의 주체는 의사이지만, 환자들도 예전에 달리 의약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어 환자들이 처방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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