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지난주까지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 유럽, 영국 등의 국제학술대회 일정에 변동이 생기고 있다.

미국, 유럽, 영국 등 의학 관련 학회들은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인해 이번 달 개최 예정이었던 연례학술대회를 취소 또는 연기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는 당장 이번 주 13~16일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한다고 8일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AAAAI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매일 회의를 가진 결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예방 조치만으로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해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학술대회 등록비는 4~6주 이내에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

학술대회 참석자를 위해 AAAAI가 예약한 객실(room block)은 모두 취소된다. 해당 객실을 예약한 참석자는 호텔에 따로 취소 연락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AAAAI가 예약한 객실 외의 호텔을 예약한 참석자는 개별적으로 호텔에 직접 연락해 취소해야 한다. 

미국노인정신의학회(AAGP)와 미국피부과학회(AAD) 연례학술대회도 취소됐다. AAGP와 AAD는 각각 13~16일 샌안토니오, 20~24일 덴버에서 연례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미국심장학회(ACC)와 세계심장학회(WCC)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연례학술대회는 28~30일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9일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ACC의 Richard J. Kovacs 회장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많은 ACC 회원들이 있다"며 "예정된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하고 모든 회원이 현재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CC는 현재 연례학술대회 일정을 재조정할 계획이 없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강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28~3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미국내분비학회(ENDO) 연례학술대회도 9일 취소됐다. 전 세계 여러 기관 또는 단체의 출장이 제한되면서 연례학술대회에 등록했던 많은 이들의 참석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는 게 ENDO의 설명이다. 

ENDO의 E. Dale Abel 회장은 "학술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는 상황이 벌어질 뿐만 아니라 참석자들도 위험해질도 있다"면서 "이로 인해 참석자들이 귀국 후 자각격리를 하거나, 최악의 경우 참석자들의 거주 지역에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NDO는 연례학술대회 일정을 변경할 계획이 없으며, 추후 참석자들에게 환불 관련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미국에 이어 영국과 유럽도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영국당뇨병전문가컨퍼런스(DUKPC)는 18~20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했다. 

유럽비뇨기과학회(EAU)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20~24일 열릴 계획이었지만 7월로 연기한다고 6일 발표했다.

유럽부정맥학회(EHRA)는 29~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한다고 9일 공지했다.

EHRA와 유럽심장학회(ESC)는 코로나19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왔고, 최근 병원마다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많은 의료진의 출장이 어려워져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EHRA에 따르면 참석자의 3분의 1은 지난주에 연례학술대회 참석을 취소했고, 그 수가 점차 늘고 있다. 

EHRA와 ESC는 연례학술대회 일정을 재조정할지 또는 온라인을 통해 학술대회 콘텐츠를 제공할지 논의 중이다. 학술대회 등록비는 모두 환불할 방침이다.

이와 달리 일부 학회는 현재 연례학술대회를 취소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연례학술대회는 24~28일 올랜도에서 예정대로 개최한다.

유럽정신의학학회(EPA)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8~31일 연례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나, 코로나19 우려로 학술대회 등록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감염학회(CROI) 연례학술대회는 예정된 일정대로 8~11일에 열리고 있으나, 학술대회장에서 강의가 이뤄지지 않고 온라인 가상 강의(virtual conference)로 포맷을 변경해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