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지난달 24일 Hypertension에 연구결과 발표
장내 미생물로 폐동맥 고혈압 병력을 83% 정확도로 예측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특정 장내 미생물이 폐동맥 고혈압에 기여하고 질환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폐동맥 고혈압은 완치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질환은 폐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Hypertens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장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오타)이 폐동맥 고혈압 병력을 83% 정확도로 예측했다. 

연구 교신 저자인 미국 플로리다대 의대 Mohan Raizada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장내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게 특정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며 "현재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는 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폐-장 축(lung/gut axis)에 집중하면 소화기에 중심을 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Raizada 교수는 "연구팀은 소그룹의 연구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보게돼 놀라웠다"며 이러한 연구결과가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재증명되면 고유한 미생물 군집을 사용해 폐동맥 고혈압을 진단하는 데 돕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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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폐동맥 고혈압 환자 18명(폐동맥 고혈압군) 및 심폐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 12명(대조군)에서 대변 샘플을 받았다. 이어 대변 샘플의 미생물 총 DNA를 분리하고 서열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 고유한 박테리아 군집이 발견됐다. 

특히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건강한군보다 아르기닌(arginine), 프롤린(proline) 및 오르니 틴(ornithine)의 합성이 증가했다.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또 트리메칠아민옥사이드(trimethylamine-N-oxide) 및 퓨린대사가 대조군보다 더 높았다. 

반면 대조군은 페동맥 고혈압군보다 코프로코커스(Coprococcus), 부티리비브리오(Butyrivibrio), 라크노스피로세(Lachnospiraceae), 유박테륨(Eubacterium), 아커만시아(Akkermansia) 및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미생물 군집이 더 많았다. 

연구팀은 이어 미생물 군집 사진을 사용해 참가자가 폐동맥 고혈압 환자인지 식별하는 알고리듬을 개발했는데, 이들의 알고리듬은 83%로 정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특정 박테리아군과 폐동맥 고혈압의 연결고리를 최초로 조명했다. 장내 미생물은 폐동맥 고혈압 외에 다양한 질환에 연결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장내 미생물은 고혈압을 포함한 다양한 심혈관질환과 관련이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가천대 길병원 정욱진 교수(심장내과)는 "꽤 흥미로운 논문이다"며 "요즘 장내 미생물과 심혈관질환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진단과 치료 표적발굴에 의미가 있다는 연구들이 많은데 폐동맥 고혈압에서는 첫 연구이고 특정 장내미생물총을 찾아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첫째는 찾아내기 어려운 이 질환의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즉 특정 장내균총이 발견되면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두번째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장내균총이 폐혈관 염증반응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없어 장내균총의 변화가 폐동맥고혈압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결론이 나면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게 식단을 권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기다려 볼 문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Raizada는 "폐동맥 고혈압과 관련된 특정 미생물이 질병의 원인인지 또는 결과인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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