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마스크 재사용할 수 있다" vs. WHO "마스크 재사용하지 말라"
국립의료원 신형식 감염내과 교수 "마스크는 고위험군만 착용 필요...재사용 하면 안 돼"
서울아산병원 이세원 호흡기내과 교수 "마스크 재사용은 절대 최선 아니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우리나라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라는 지침 개정안이 발표됐는데, 이는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지 말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 상반되는 입장이다.

코로나19(COVID)로 인해 마스크 품절·대란 현상이 일어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마스크 사용 지침 개정안'을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기자

이의경 식약처장은 마스크 지침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오늘 말씀드리는 마스크 사용 권고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와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현 상황에 한시적으로 적용된다"며 "마스크는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 동일인만 재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사용한 후에는 환기가 잘 되는 깨끗한 장소에 걸어 충분히 건조한 후 재사용하시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WHO는 마스크 관련 지침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하면 사용 방법을 알고 올바르게 폐기해야 한다"며 "축축한 마스크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면 안 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또 WHO는 건강하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돌보는 경우에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했으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마스크가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WHO, 마스크 재사용 하지 말라지만...

이에 대해 국립의료원 신형식 감염병센터장(감염내과)는 "WHO 권고가 올바르다"며 "WHO는 일반적으로 전 세계 보건을 위해 지침을 발간한다. 즉 자원이 많은 나라, 부족한 나라를 통틀어서 의견을 내지만, 일반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나라를 생각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제시한 WHO를 따라야 한다"며 "WHO는 감염 고위험군 및 감염자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마스크를 재사용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자와 감염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만 마스크를 사용하고, 일반 인구는 마스크 착용 대신 집단생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정부가 고위험군들이 있는 병원에 마스크를 공급하고, 병원이 방문자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세원 교수(호흡기내과)도 마스크 재사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마스크 재사용은 최선은 아니다"며 "원칙적으로 생각하면 주변에 오염이 된 사람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는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지만, 많이 오염되거나 위험한 지역으로 갔다면 마스크를 버리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마스크 사용하는 용도는 비말감염을 막는 것, 본인의 비말을 다른 곳으로 퍼트리지 않는 것과 본인의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라며 "2번째와 3번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지만 오염지역을 다녀왔으면 바로 버리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오염 지역을 다녀오지 않은 이상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이 안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며 "결국 2m만 떨어져도 비말농도는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실내 말고 야외를 다닐 때 습기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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