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의대 교수 연구팀, 확진자 1099명 데이터 분석
일부 환자는 초기 흉부CT에서 이상소견 나타나지 않아…입원 동안 88.7%에서 발열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중국 내 코로나19(COVID-19) 환자 중 절반가량이 입원 당시 발열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일부 환자는 초기 흉부CT에서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아 코로나19 진단이 복잡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중국 광저우의대 Wei-jie Guan 교수 연구팀은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1099명의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NEJM 2월 28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됐다.

2019년 12월 11일부터 2020년 1월 29일까지 중국 내 552곳 의료기관에서 실험실 진단으로 코로나19가 확인돼 입원한 7736명 중 1099명(14.2%)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의 중앙값 나이는 47세였고, 41.9%가 여성이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야생동물과 직접 접촉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1.9%에 불과했고, 중국 우한시 거주자는 43.9%(483명)이었다. 우한시에 거주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 중 72.3%는 우한시 거주자들과 접촉한 경험이 있었으며, 이 중 31.3%는 우한시를 방문했었다. 코로나19의 잠복기(중앙값)는 4일이었다.

발열·기침 등 보고…비중증환자 17.9% 방사선학적 이상소견 없어

전체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이었다. 그러나 입원 당시 발열이 있었던 환자는 43.8%로 2명 중 1명가량에서 발열이 나타났다.

입원 동안 88.7%에서 발열이 있었고, 이어 기침(67.8%) 증상이 흔하게 보고됐다. 구역(5.0%)과 설사(3.8%)는 드물게 확인됐다. 

고혈압, 만성 폐쇄성폐질환(COPD) 등 한 가지 이상 기저질환이 있었던 환자는 23.7%였다.

이와 함께 입원 시 흉부CT를 받은 975명 중 86.2%에게서 이상소견이 발견됐다. 즉 13.8%는 흉부CT에서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던 것. 

흉부CT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소견은 간유리 음영(56.4%)이었고, 51.8%에서 양측 반점 그림자(bilateral patchy shadowing)가 확인됐다. 

방사선학적 이상소견이 없는 환자는 비중증환자 877명 중 157명(17.9%), 중증환자 173명 중 5명(2.9%)이었다. 

아울러 입원 시 림프구감소증은 83.2%, 혈소판 감소증은 36.2%, 백혈구 감소증은 33.7%에서 보고됐다. 

이어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예후를 확인한 결과, 중환자실 입원, 기계적 환기요법 진행, 사망 등이 총 67명(6.1%)에게서 발생했다. 이 중 5%는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2.3%는 침습적 기계적 환기요법을 진행했으며 1.4%는 사망했다.

치료전략을 살펴보면, 항생제 정맥주사는 58%가 받았고 35.8%는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를 투약했다. 산소요법을 진행한 환자는 41.3%, 기계적 환기요법을 받은 환자는 6.1%였다. 

기계적 환기요법은 주로 중증환자에게서 진행됐는데, 비침습적 환기요법 또는 침습적 환기요법은 각각 32.4%와 14.5%에게서 시행됐다. 비중증환자는 모두 단 한 명도 없었다. 

전신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는 204명(18.6%)에게서 진행됐고, 치료를 진행한 환자 비율은 중증환자가 비중증환자보다 더 높았다(44.5% vs 13.7%).

"발열 증상에 중점 둔다면 코로나19 환자 놓칠 수도"

Guan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일부 코로나19 환자는 초기에 발열 또는 방사선학적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는 코로나19 진단이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의 바이러스인 'SARS-CoV' 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의 바이러스인 'MERS-CoV' 감염 때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Guan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중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가 SARS-CoV(1%), MERS-CoV(2%)보다 더 많았다"면서 "이 때문에 발열 증상에 중점을 둬 코로나19를 확인한다면 환자를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 이번 결과를 통해 SARS-CoV-2 감염에 따른 사망률이 SARS-CoV 또는 MERS-CoV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Guan 교수는 "최근 발표된 연구를 종합하면,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이 SARS-CoV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코로나19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확인됐지만 위장관계 증상은 흔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SARS-CoV-2가 SARS-CoV, MERS-CoV, 계절성 독감 등과 바이러스 친화성(viral tropism)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SAR-CoV-2의 감염 경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Guan 교수는 "SARS-CoV, MERS-CoV, 고병원성 인플루엔자의 전통적인 감염 경로는 호흡기 비말과 직접적인 접촉 등이다. SARS-CoV-2도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전염될 것"이라며 "SARS-CoV-2는 위장관, 타액, 소변 등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SARS-CoV-2의  잠재적인 감염 경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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