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조산으로 두 명의 아이 잃고 한국서 첫 아이 출산 성공
921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2.1kg으로 체중 늘고 합병증 없이 퇴원

첫째 줄 좌측부터 아빠 바드랄 다쉬제벡(Badral Dashzeveg)씨, 엄마 다바도르즈 철먼 (Dagvadorj Tsolmon)씨, 몽골아기 바드랄 신후(Badral Shinekhuu),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수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중앙대병원이 출산에 있어서 두 번의 아픔을 겪은 몽골 산모에게 새생명의 기쁨을 선사한 사연이 훈훈함을 전해주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바도르즈 철먼(Dagvadorj Tsolmon, 38세)씨와 그의 아기 바드랄 신후(Badral Shinekhuu)이다.

어떤 사연일까. 지난해 12월 6일, 한국에서 태어난 몽골 아기 바드랄 신후의 몸무게는 921g이었다. 

엄마 배 속에서 28주밖에 머무르지 못하고 빨리 세상에 나온 신후(Shinekhuu)는 초미숙아로 호흡곤란을 겪고 있어 바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로 들어갔다. 

태어난지 10주, 중앙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신후는 그 사이 체중도 2.1kg으로 늘고 호흡도 많이 좋아져 자가 수유를 할 수 있게 돼 최근 퇴원했다.

2006년에 결혼한 철먼 씨는 2007년과 2013년 임신을 했지만 모두 아이 출생 후 사망이라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어렸을 때 혈관염을 진단받았던 그는 임신을 하면 혈관성 신장염이 발생해 임신성 고혈압으로 아이를 조기 출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몽골에선 미숙아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두 아이 모두 23주, 27주에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다.

이들 부부는 어렵게 얻은 세 번째 아이만은 또 다시 황망하게 보낼 수 없어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 동안 몽골에서 모은 돈 2000만원을 들고 한국으로 온 철먼 씨 부부는 중앙대병원에서 28주 2일 만에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을 거쳐 신생아실에서 지내다 지난 2월 20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부부는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지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다 보니 매일 늘어가는 중환자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들은 모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아를 도와주는 독일 재단 '아이들을 위한 마음(Ein herz fuer kinder)'에 직접 도움을 요청해 금액을 일부 지원받았지만, 진료비 1억여 원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중앙대병원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지원하고자 교직원들의 기부로 조성된 새생명기금 등을 포함해 약 4800여만 원의 진료비를 감면했다.

또한, 병원비뿐만 아니라 이들 부부에게는 비자 문제가 걸려있었다. 

철먼 씨 부부는 출산을 위해 한국으로 입국한 의료관광비자 신분으로 체류 가능기간인 3개월이 지나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강제추방 대상이 된다. 

철먼 씨의 출산부터 현재까지 그녀와 소통하고 있는 중앙대병원 국제진료센터가 이들을 위해 출입국사무소 등과 지속적으로 연락했고, 현재 출입국사무소에서도 환아의 안타까운 사정을 참작해 외국인등록증 발급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중앙대병원 김수영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신후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초미숙아·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출생 직후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폐표면 활성제를 투여하고 기관지 폐이형성증 및 무호흡으로 장기간 호흡 보조 및 산소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숙아의 경우 경구 수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초반에는 중심 정맥관으로 영양 수액을 주면서 키웠고, 이후 입에서 위까지 넣은 튜브를 통해 모유를 먹이며 케어해 체중도 늘고 몸 상태가 좋아져 퇴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철먼 씨는 꿈처럼 새 생명을 얻게 된 아이를 먼 이국땅에서 소중히 보살펴 준 중앙대병원과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철먼씨는 "아이의 치료가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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