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 주력...제약업계 "경쟁사라도 시너지 난다면 협업해야"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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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GC녹십자의 오픈이노베이션 행보가 심상찮다. 경쟁사와 파트너십을 잇따라 맺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모습이다. 

오너 중심 경영에 따라 오픈이노베이션에 인색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GC녹십자의 사례가 경계를 허무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경쟁사와 손 잡은 GC녹십자 

27일 GC녹십자는 한미약품과 차세대 효소대체 희귀질환 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맺고 한미약품이 보유한 물질특허를 기반으로 유전성 희귀질환의 일종인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 LSD) 치료제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양사는 1세대 치료제와 비교해 안정성, 반감기, 복용편의성, 경제적 부담 등을 개선한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국내 상위사 간 협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전략을 다양화하면 파이프라인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사실 오너의 입김이 센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에 인색했던 게 사실이다. 

GC녹십자는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 제약사 간의 협업을 위해 대상을 한정짓지 않겠다고 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도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협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를 통해 각 회사에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신약 개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협력 대상을 한정짓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 GC녹십자는 지난 2018년 업계 1, 2위 간의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GC녹십자는 유한양행과 희귀질환인 고셔병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양 사는 기존 고셔병 치료제보다 뇌 증상에 대한 효능은 높고, 환자가 쉽게 먹을 수 있는 경구용 약물을 개발키로 했다. 개발 과정은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 진행되며 상업화에 관한 임상 개발은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 

 

합성의약품·마이크로바이옴 다양한 협업 지속 

합성의약품부터 마이크로바이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GC녹십자는 2019년 애드파마, 천랩과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선 애드파마와는 합성의약품을 공동개발키로 했다. 애드파마는 개량신약 개발 전문기업으로, 유한양행의 자회사다.  

협약에 따라 애드파마는 합성의약품 제제 개발을, GC녹십자는 개발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 생산과 상업화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협약은 백신, 혈액제제 사업에 집중해온 GC녹십자가 합성의약품 부문 강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았다. 

주력 사업 부문에 대한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합성의약품 부문에서 신제품 출시로 향후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녹십자는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다비듀오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로타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피딜 등 자사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바이오벤처인 천랩과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과 연구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사는 천랩의 정밀 분류 플랫폼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연구개발에 협업한다. 천랩이 자체 구축한 플랫폼 기술과 GC녹십자의 생물학적 제제 연구개발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다. 

제약업계는 '나 홀로 개발'은 시장에서 뒤쳐지는 만큼, GC녹십자처럼 전향적인 오픈이베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국내 제약산업에서 벤처 투자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많았지만, 경쟁사 간 협업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오픈이노베이션은 경계를 허무는 것인 만큼, 협업에서의 경계는 한계가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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