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임상위원회, 방역체계 전략 수정 필요성 제시
개인위생 관리·지나친 대응 지양 필요성도 언급돼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2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2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전규식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지역 사회에 확산되기 쉬운 특성을 가졌다는 임상 소견이 제시됐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방지환 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2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 팀장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단계에 전파력이 강하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초기 단계에 바이러스가 코, 인두, 목구멍, 후두 등 상기도에 많이 있어 기침 등으로 인한 침 분비를 통해 쉽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감염자가 무증상이거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해 코로나19 확진자로 진단을 받지 않았어도 지역 사회의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강조한 방 팀장이다.

단, 무증상 전파는 가능성이 있을 뿐 지역 사회 감염의 주요 동력이 되진 않는다는 게 중앙임상위원회의 소견이다.

코로나19의 전파력에 대해선 지난 신종 인플루엔자보다는 약하고 메르스보다는 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방 팀장은 "현재까지 국내 임상경험으로 확인되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신종 인플루엔자보다는 높고 메르스보다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감염병은 대체로 치사율이 높을수록 전파력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방역 체계를 감염자에 대한 봉쇄, 조기 발견, 조기 격리에 집중한 고전적인 방식에서 감염병 확산 저지와 백신 개발을 병행해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은 "감염병 유행이 절정에 달하는 시점을 늦추는 목적으로 확산 저지 전략을 구사하면서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며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는 백신이 공급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가 협력하는 국가 차원의 연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지역 사회 감염을 저지하는 것은 보건 당국만 애써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시민 개개인이 개인 위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반응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관계자가 우주복을 입고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힌 적이 있다"며 "우리가 코로나19의 실제 위험성보다 과하게 대응하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병원 의료진과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임상TF'는 최근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