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FDA 자발적 시장철수 요청에 따라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 권고
2015년 시장발매 후 경쟁제품 출시로 내리막..."삭센다 독주 여전" 예상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만 치료제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에 대한 판매 중지와 회수·폐기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 변동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임상 데이터 분석에서 벨빅의 암 발생 위험을 확인했다며 판매사인 에자이에 자발적 철수를 지시했다. 

FDA의 결정은 벨빅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한 대규모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인 CAMELLIA-TIMI 61 연구에 참여한 1만 2000여 명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내려졌다. 

FDA에 따르면 추적관찰(중앙값) 기간인 3년 3개월 동안 벨빅 치료군 중 7.7%에서 520건의 원발암이 발생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7.1%에서 470건의 원발암이 확인됐다. 

이는 벨빅 치료 1년 동안 470명에게서 추가로 암 1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환자들은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을 진단받은 것으로 보고된다. 

식약처도 이를 근거로 벨빅정, 벨빅XR정에 대해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를 결정했다. 

경쟁제품의 공격...직격탄 벨빅

상황이 이렇자 1300억원 규모의 국내 비만약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벨빅을 판매하는 일동제약뿐 아니라 알보젠코리아와 종근당, 대웅제약, 광동제약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벨빅은 2015년 2월 출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시부트라민 성분 비만 치료제가 부작용을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벨빅은 출시 첫 해인 2015년 136억원(IQVIA 기준)의 매출로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르며 비만 치료제 시장 1위를 달성했고, 이듬해 146억원으로 7.35%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7년 콘트라브(성분명 부프로피온), 2018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등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벨빅은 2017년 16.43% 떨어진 12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8년에는 98억원의 매출을 기록, 19.67% 하락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66억원 누적 매출에 그치면서 2018년 3분기 대비 13.2% 감소했다. 

 

삭센다 주도 비만 시장..."벨빅 이슈, 시장 영향 없을 듯"

하지만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삭센다 이외 제품은 주춤하고 있어 벨빅의 안전성 이슈가 시장 판도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은 삭센다가 견인하고 있어서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비판 치료제 중 시장 1위를 삭센다다. 삭센다는 출시 첫 해인 2018년 7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작년에는 3분기 만에 317억원의 매출이 발생, 1485%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시장 2위인 대웅제약 디에타민(펜터민)이 올린 72억원보다 4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다른 비만 치료제는 매출이 위축되고 있다. 

벨빅은 2019년 3분기까지 6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76억원) 대비 13.2% 감소한 수치다. 또 광동제약 콘트라브도 같은 기간 32억원에서 29억원으로 9.4% 줄었다.

때문에 시장에선 이들 제품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은 삭센다의 영향력이 커 벨빅 하나로 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비만 치료제 중에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품목들도 있어 공격적인 마케팅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가 본격적인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어 벨빅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큐시미아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고혈압, 제2형 당뇨병 또는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적어도 하나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27㎏/㎡ 이상)에서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신체 활동 증가의 보조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알보젠코리아는 국내 종합병원과 병·의원 등 전 부문에서 종근당과 큐시미아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영업력에 힘을 줬다.  

종근당의 영업망을 활용한다면 판매 채널 다각화로 시장의 조기안착과 지배력 강화 2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양사가 이미 피임약 머시론의 공동판매로 신뢰를 쌓은 것도 시너지를 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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