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중증의 척추 측만과 후만증으로 신체의 변형은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던 케냐 국적의 환자가 국내 의료진으로부터 새 삶을 선물 받아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케냐에서 온 레샨(17세, 남)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이다.

레샨은 10년 전 부모를 잃은 뒤 한국의 선교사가 맡아 키워왔는데, 척추의 뒤틀림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지도 알지 못한 채 심해지는 증상으로 인해 고통받았다.

레샨은 심한 척추 측만과 후만으로 인해 신체의 변형뿐만 아니라 흉곽 공간이 좁아져 심장과 폐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제 자리에 있지도 못한 상태였다. 

한국에서 검사한 폐 기능은 정상인의 30% 정도였고, 레샨을 진료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최원아 교수(재활의학과)는 부정적인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레샨은 치료를 위해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중앙회의 지원으로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았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척추 측만증 수술 가능성을 알아봤으나 약해진 폐 기능으로 인해 전신마취를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소장 강성웅)가 호흡재활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 12월 센터에 입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강성웅 소장은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호흡만 원활하게 해주면 생명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치료를 시도했다.

레샨은 1주일 정도의 치료 후 호흡이 호전됐고 하루 중 일정 시간 호흡기를 사용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호흡기 없이도 정상 호흡이 가능한 정도가 됐다. 

이후 지난 1월 다시 입원해 최종 호흡 평가와 훈련 후 퇴원한 레샨은 오는 18일 케냐로 돌아갈 예정이다.

레샨은 "숨이 가빠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는데 숨이 편해져 새 삶을 얻은 느낌이다"며 "케냐에 돌아가면 열심히 공부해 케냐를 발전시키고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케냐 사람들에게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레샨의 진료비를 지원했고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는 모금을 통해 호흡기 구입비 등을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