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흔히들 '숙맥'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순수한 사람이나 재미없는 사람을 일컫는 데 쓰이는데, 사실 숙맥이라는 말은 콩과 보리를 의미한다. 

숙맥은 본래 숙맥불변이라는 문장에서 불변이라는 단어가 생략된 말이다. 

지혜가 없어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데서 생겨난 말이 숙맥불변이다.

코로나19(COVID-19)로 한창 시끄럽다. 한켠에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대응과 시민의식이 성숙했다는 평가를 내리는 반면, 일각에서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는 차치하고 창궐한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의료진 등이 곳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도 '숙맥'들은 존재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 영업사원들은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대다수의 영업사원들은 품절대란에 도움이 될까 구하고 있지만, 일부는 그런 이유가 아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약국에 웃돈을 주고 판매하기 위해서다. 

A제약사 일반의약품 영업사원은 "마스크랑 손 소독제가 요즘 금(金)이다. 회사서 판촉물로 지급됐는데 팔아서 용돈벌이 했다"고 말했다. 

이런 숙맥들의 난동은 영업사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제약사들은 자사의 소독제 매출이 전월대비 크게 늘었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딱 '남의 불행은 내 행복'이라는 꼴이다.  

실제로 어느 곳은 자사의 소독제가 25종의 법정 감염병 바이러스와 원인균을 살균·소독하는 제품의 매출이 전월대비 300% 증가했다고, 또 다른 업체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자사의 제품에 대한 판매요청이 쇄도하면서 350% 매출이 증가했다고 했다. 

이 시기에 투자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두가 떨 때 나 홀로 갈 수 있는 섹터'라는 식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신종 감염병으로 혼란한 틈을 타 어떤 업체의 주식을 사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식의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는 "지금과 같이 전체 시장이 부진해 같이 빠져있을 때 저점에서 매수하는 게 투자의 정석"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물론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도 마찬가지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한 취지의 간담회였지만, 여야할 것 없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이용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각자의 영역에서 코로나19 시국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걸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양심을 놓고 보면 문제는 있어 보인다. 신종 감염병은 홍보와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숙맥불변한 누를 범해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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