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피부과 서구일 원장
"고소영씨에게 콧등의 점이 없다면 무슨 의미"
"고객의 얼굴 특징 살리면서 아름다움 만들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세계 3대 미인이라 알려진 중국의 양귀비,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이들 모두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지만, 자신들만의 개성이 있는 여성들이다. 양귀비는 오동통한 비만 체형이었고, 클레오파트라는 매부리코, 마리 앙투아네트는 주걱턱이었던 것. 만일 이들 미녀들에게 이런 특징이 없었더라도 미인이라 불렸을까? 

클레오파트라가 매부리코가 아니었다면

모델로피부과 서구일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모델로피부과 서구일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모델로 피부과 서구일 원장은 "NO"라고 잘라 말한다. 클레오파트라가 매부리코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에도 사람의 특징을 살리는 흐름이 불고 있다는 게 서 원장의 주장이다. 기존처럼 천편일률적인 미인의 기준을 벗어나 개성을 한껏 살리면서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서 원장은 "20년 넘게 분야에서 일하면서 사람의 얼굴 특징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요즘은 단지 예쁘게 시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의사가 정말 실력 있는 의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배우 고소영 씨 콧등의 점이 거슬린다고 해서 제거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점이 고소영 씨를 더 고소영 씨답도록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요즘 유행하는 또 다른 트렌드는 얼굴 윤곽을 다듬는 것이다.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고, 필러와 보톡스 등을 활용해 얼굴 라인을 더 젊고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한다. 

필러 뼈 패임? ... 불안감 증폭해 마케팅하는 것 

최근 유튜브에 한 성형외과 의사가 히알루론산 필러를 맞으면 뼈가 패이고, 필러를 녹일 수 없는 것은 물론 필러가 없어지지 않아 절대 필러를 맞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펴 논쟁이 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성형외과 의사가 불안감을 증폭해 마케팅하려는 것이라 일축했다. 근거가 없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는 "코나 이마 등에 보형물을 삽입하면 뼈가 패인다는 것은 성형외과 의사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성형외과 의사는 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히알루론산의 뼈 패임을 주장하기 위해 근거로 제시한 중국 논문은 의미 있다. 하지만 환자가 칼슘 형성이나 뼈 형성에 문제가 있는 질환을 앓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 없이 히알루론산 필러를 하면 무조건 뼈가 패인다는 식의 주장을 한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히알루론산 필러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황당'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오랫동안 히알루론산필러를 사용해본 결과 이마나 콧대 등은 5년 이상 유지되고, 다른 부위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환자들이 1~3년마다 필러를 맞기 위해 병원을 찾는데, 필러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왜 방문하겠냐"라고 반문하며 "다른 의사들의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는 나쁜 뉴스다"라고 꼬집었다. 

모델로피부과 서구일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모델로피부과 서구일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또 "녹지 않는 히알루론산 필러가 있다. 하지만 이들 필러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은 1% 정도"라며 "대부분의 필러는 녹일 수 있다. 수술과 달리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돌릴 수 있다는 게 필러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사람이 내 고객이 될 것이란 생각 버려야 

지난해 10월 그는 압구정동으로 병원을 이전했다. 기존 병원이 3층으로 나뉘어져 있어 시술을 위해 고객과 의사가 시술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 이전한 병원은 135평이 한 층에 있어 고객과 의료진의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전하면서 그는 '고객을 시간을 지켜주자'와 '맞춤 서비스'를 모토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의 시간이란 고객이 병원에서 기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고객이 병원에 온 후 20분 이내에 의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40분 이내에는 시술에 들어가도록 병원 프로세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예약 시스템도 업데이트하고, 가이드라인도 정했다고. 그 결과 30% 정도 지켜지지 않던 예약이 10%대로 낮아졌다고 한다. 

인터뷰 끝자락에 피부과 운영을 처음 시작하는 의사들이 어떻게 상담해야 하는지 질문했다.

그는 "환자가 원하는 시술 부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환자가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곳을 직접 말하도록 해야 한다. 환자가 눈가 보톡스하고 할 때 의사와 환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원하는 부위를 '콕' 찍어 표현하도록 하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환자가 원하는 결과를 시뮬레이션해 보여주는 것도 환자와의 갈등을 줄이는 한 방안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고객이 자신의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하는 시술에 만족하고 좋아하는 고객을 찾으라고. 

그는 "무리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의사는 원칙을 지키고 고객에게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선에서 끝나야 한다"며 "고객이 그 이상을 원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그것을 인정하는 고객은 같이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고객과는 만남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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