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 박선혜 기자.
학술부 박선혜 기자.

대한당뇨병학회 새로운 임원진이 출범했다. 학회 윤건호 신임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11대 이사장 취임 간담회'에서 임기 2년 동안의 포부를 밝혔다.

취임 간담회는 학회의 의지에 따라 알맹이가 없는 형식적인 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한당뇨병학회 간담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를 이겨내고(?) 열린 만큼 윤 이사장의 학회 활동 목표와 계획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청사진은 명확했고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당뇨병 극복을 위한 사회 환경 개선 활동과 국가적 근거 창출, 정부 정책 참여, 세계적인 학회로의 비상 등을 활동 목표로 제시하며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당뇨병 예방을 위해 의료진과 환자 교육에 신경 쓰겠다는 틀에 짜여진 답을 않았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사회 운동과 연계하고, 국내 당뇨병 예방사업 결과를 진료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 그는 당뇨병 전문가이자 의료정보학 전문가로서 학회 차원의 빅데이터 기반 근거를 만들고, 빅데이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를 활용해 항당뇨병제 병용 급여 등 임상에서 제기되는 당뇨병 관련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그가 제시한 계획을 임기 동안 모두 추진할 수 있을지다. 모두 완료하기에는 임기 2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회의 상당한 노력뿐 아니라 임상에서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진료와 연구 그리고 많은 행정업무 등으로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일반의와 전문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60%가 진료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82.6%는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하고 있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년간 활동 계획은 학회 임원진과 회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번아웃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학회 활동이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그가 제시한 활동 목표와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임기가 2년이라면, 학회를 이끌 준비 기간을 약 1년간 갖고 2년 차에 계획을 추진해 성과를 낸다. 여기서 나아가 대한당뇨병학회는 호흡을 길게 갖고 단계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하면서 다음 새로운 임원진의 활동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뇨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학회부터 변하겠다는 게 윤 이사장의 포부다. 그가 이끌 새로운 학회의 모습, 그리고 당뇨병 문제를 극복한 사회 모습이 궁금해진다. 부디 임기 내 성과에 급급해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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